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는 이 부회장의 모습. /남용희 기자 |
청원인 "살아있는 권력의 부탁, 기업인이 어떻게 거절하나"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를 남겨둔 가운데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등록됐다.
자신을 교육자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몇 년간 수사와 재판 그리고 이미 옥고까지 치렀다"며 "이 어려운 난국에 지난 몇 년 동안 수사와 재판, 감옥 등으로 너무나 많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시달렸고, 충분히 반성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기업인의 입장'과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호소 내용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의 부탁을 어찌 기업인이 거절할 수 있겠느냐"라며 "(이 부회장의 혐의는) 자발적이 아니라 권력의 요청에 응한 것으로 수동적인 면이 강하다. 이 세상 어떤 기업인이라도 그 상황에서 권력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기에 이해되는 부분이 많고 안타깝다"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이 부회장의 사회공헌 활동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 부회장은 직접고용직원 수십만 명, 직간접 직원까지 수백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초기 마스크 원재료가 부족할 때에도 신속하게 수입할 수 있도록 삼성이 많은 역할을 한 것은 물론 마스크 제조사들이 신속히 많은 수량의 마스크를 생산 할 수 있게 생산 노하우를 전수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1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마지막으로 "현재 이 어려운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기업인들은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젊은 세대들을 가르치는 교육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삼성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엊그제 재판에서 눈물로 호소하는 이 부회장을 보며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다. 이제라도 이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최선을 다 할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선처를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호소한다"라고 밝혔다.
해당 청원글은 오후 1시 기준 1만8699명의 동의를 얻었으며, 사전 동의 100명을 넘어 현재 국민청원 게시판 관리자가 검토 중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17년 2월 기소됐다. 이후 이 부회장은 기소 전까지 검찰 소환조사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비롯해 1심과 2심, 파기환송심까지 더하면 햇수로만 5년에 달하는 시간을 재판 대응에 할애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외부의 부당한 압력을 거부할 수 있는 준법시스템을 만들어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 투명성과 도덕성 갖춘 삼성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재판은 오는 18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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