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 이동 가로막힌 청년에게 '희망' 메시지…'공정 경제' 철학 강조
'경제전문가' 이미지 부각 통해 타후보와 차별화 포석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19일 오전 경기 고양시 CJ E&M스튜디오에서 열린 '컴업 2020 개막식'에서 프로토콜 경제 화두를 던지고 있다. 2020.11.9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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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새해 벽두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천에서 용이 되다'는 글을 올려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편에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 이야기를 담았고 2편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방 의장 편에서는 "구로의 꿈이 서울의 꿈으로 이어지길 바랐다"고 언급,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장관은 구로구에서 4선 의원을 지냈고 강력한 서울시장 여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개천에서 용이되다'…"방준혁→서정진 그리고 다음은?"
박 장관은 지난 2일 오전 '개천에서 용이되다' 시리즈 1편으로 방 의장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박 장관은 "방준혁 의장은 구로 가리봉동 일명 '벌집촌'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며 "2000년 자본금 1억원·직원 8명으로 '넷마블'을 시작, 연매출 2조원의 회사로 우뚝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방 의장은 (저에게) 가난했던 어린시절이 너무 지겨워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려했던 고향 구로에, 운명처럼 자신의 어린시절 가리봉동을 굽어볼 수 있는 빌딩을 짓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했다"고 소개했다.
박 장관은 "방 의장의 꿈은 곧 '구로의 꿈'이 되었고, 나는 그런 구로의 꿈이 '서울의 꿈'으로 이어지길 바랐다"며 "방준혁의 꿈이 2021년 봄에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로. 그곳은 나의 사랑이자 '서울의 꿈'을 품고 서울에 정착한 분들의 둥지이기도 했던 곳"이라며 "방준혁의 꿈이 문을 여는 날 그곳에 가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박 장관은 3일 오전 '개천에서 용이되다' 2탄으로 서 회장의 이야기를 꺼냈다. 박 장관은 "서 회장은 20년 만에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만들었다"며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사람"이라고 높게 치켜세웠다.
이어 "그는 평소 호언한 대로 지난해 연말 셀트리온 회장직에서 은퇴했다. 다른 재벌회사처럼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다"며 "이참에 자신이 받은 축복을 사회에도 환원하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고 언급했다.
또 "서 회장은 다시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제2의 출발을 시작한다"며 "도전은 그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셀트리온의 코로나 치료제가 허가되고 백신이 들어오게 되면 우리는 과연 마스크를 벗어 던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올해엔 코로나19가 극복되길 기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과 방준혁 넷마블 의장 (박영선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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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출마 결심?… '청년에게 희망주는 경제전문가'로 차별화 시도
박 장관이 자신이 만난 기업인 이야기를 꺼낸 가장 큰 이유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열정을 불태울 공간을 허락받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좌절' 대신 '도전하라'는 격려를 담았다. 개천에서 용이된 기업인들의 이야기는 일종의 메신저인 셈이다.
앞서 박 장관이 신년사에서도 "플랫폼 경제의 독점과 불평등을 보완할 프로토콜 경제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더불어 잘사는 공정경제'가 국민들의 삶에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프로토콜 경제'를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경제 청사진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플랫폼 경제가 만들어낸 폐쇄적인 프로토콜(약속)이 열심히 일한 플랫폼 근로자에겐 적은 대가가 가게끔 설계됐고, 소수의 플랫폼 운영자에게만 부(富)의 쏠림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창업자는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가게 사장님들이나 배달원들의 소득은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박 장관은 민주적이고 개방된 프로토콜(약속)을 통해 성장에 대한 부를 구성원들이 골고루 나눠가질 수 있는 '프로토콜 경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프로토콜 경제 시대에는 성장에 기여한 사장님들(소상공인)·배달원에게도 합당한 경제적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가령 로켓맨이 열심히 일하면, 그 대가로 로켓맨은 쿠팡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선 이같은 우버·에어비앤비에서 '프로토콜 경제'를 도입하고 있다.
박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1편으로 방 의장을 선택한 것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박 장관은 구로구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내 구로구는 정치적 고향이다. 이런 맥락에서 구로가 고향인 방 의장이 '서울의 꿈'을 이루길 기원한다 말은 상당히 중의적이다. 구로 출신인 자신도 서울시장의 꿈을 이루겠다는 다짐처럼 들리는 이유다.
특히 '개천에서 용이 되다'는 글들은 박 장관이 '경제전문가'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유권자들이 코로나19로 지치고 부동산 가격 폭등에 힘들어 하는 있는 상황이어서 '경제전문가가 서울시장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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