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6개월 영아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 입양 전(왼쪽)과 입양 후(가운데, 오른쪽)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사진=뉴스1 |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하거나 방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부모의 실체가 드러나자 누리꾼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평범한 가족처럼 보이던 이들은 한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입양은 축하받을 일"이라며 입양을 권장하기도 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20년 10월 13일, 생후 16개월의 아이 정인이가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응급실에서 숨을 거둔 사건을 다뤘다.
정인이는 지난 1월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271일 만에 돌연 사망했다. 통역사인 양모와 방송국에서 일한다는 양부, 이들 부부는 정인이를 입양하기 전부터 입양에 대한 계획을 주변에 알렸다.
이들은 입양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입양 가족모임에 참여하며 누구보다 정인이를 사랑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특히 지난해 EBS '어느 평범한 가족'에도 출연하며 "입양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축하받을 일"이라며 입양을 적극 권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정인이 양부모는 지속적으로 정인이를 학대해왔다. 사망 당시 또래에 비해 눈에 띄게 왜소한 데다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찢어진 장기에서 발생한 출혈로 인해 복부 전체가 피로 가득 차 있었다.
앞서 정인이의 학대를 알아차린 어린이집 선생들은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등 성심성의껏 챙겼지만, 정인이의 양부모는 오히려 "왜 병원에 데려갔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
정인이의 사망 원인은 이미 찢어져 있던 배가 당일에 한 번 더 충격을 받아 장간막 파열이 왔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양모는 당일 무릎을 꿇고 울면서 "우리 아이가 죽으면 어떡하냐"고 소리를 크게 내어 울었다고 전해졌다. 남궁인은 "이게 학대고 살인이라고 다 알고 있었는데 부모가 너무 슬퍼하니까 진짜 악마구나 라고 생각했던 의료진도 있었다"고 말했다.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 엄마 A씨가 19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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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 11월 사망 영아의 양어머니 장모씨를 아동학대치사 및 아동복지법상 신체적학대와 방임 혐의로 구속기소의견 송치했다. 양아버지 안모씨는 아동복지법상 방임과 방조 혐의에 대해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1월 아기를 입양한 후 1개월째 되는 시기부터 학대를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학대 정황이 의심되는 영상 등을 확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으로 밝혀졌다. 사망 당시 영아는 장이 파열된 상태였으며 갈비뼈가 여러 차례 부러졌던 흔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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