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7.01. mspark@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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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하고 나갔다. 지금 전화기가 꺼져 있는데, 아버지를 찾아 달라"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의 딸이 지난 7월 9일 오후 5시쯤 경찰에 '아버지를 찾아달라'며 112 신고를 했다. 박 전 시장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전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COVID-19)가 확산되는 위기속 서울시 방역 총책임자가 사라진 것이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청렴한 이미지를 쌓았던 박 전 시장이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박 전 시장은 결국 서울 종로구 한 공원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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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의지는 2시간을 넘기지 못했다. 그는 오전 11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메모를 남긴 채 공관을 나왔고, 임 특보에게 "아무래도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날 오후 1시 40분쯤 독대한 비서실장에게 전화해 "이 모든 걸 혼자 감당하기 버겁다"고 말했다. 그리고 약 3시간 뒤 그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그는 결국 10일 자정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에서 숨진채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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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에도 끊이지 않은 논란…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명명해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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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혁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2020.07.13.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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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장(葬)으로 그의 장례를 치르겠다는 서울시 발표에 코로나19 시국에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제기도 쏟아졌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은 시를 상대로 지난 7월 11일 서울특별시장 금지 가처분 신청을 넣었고, 서울행정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그의 아들 박주신씨가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영국에서 귀국해 2주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다. 방역당국은 "박씨는 장례식 상주로 입국했으므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놨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0.08.19. photothink@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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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를 '성추행 피해 호소인'이라고 명명한 정치권과 서울시도 뭇매를 맞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표현을 사용한 것을 시작으로 청와대와 민주당, 서울시 관계자는 피해자를 ‘피해 고소인’ ‘피해 호소 여성’이라고 호칭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적절치 못한 언급이었다며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4일 인사청문회에서 "피해자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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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수사 끝에 대부분 불기소 처분…악플러 등 2차 가해자 15명만 기소의견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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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지속된 사정당국의 수사는 대부분 불기소 송치나 처분으로 끝이 났다. 일부 악플러들만 기소 송치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 피해자의 고소 문건을 유출하거나 악성댓글을 작성한 2차 가해 혐의자 15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박 전 시장 피소 누설 의혹도 불기소 처분됐다. 서울북부지검은 이날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과 청와대, 경찰 관계자 등 피고발인들이 피소사실을 유출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박 전 시장이 임 특보를 통해 최초로 정보를 취득한 시점은 피해자 고소장 접수 이전이고, 그들 모두 고소 이후에도 고소 여부와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박원순 성폭력 사건 대응 관련 서울시 공개 질의서 제출 기자회견을 마치고 6층 사람들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09.28. bjk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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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검찰은 박 전 시장과 임 특보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관련자 23명의 통화내역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경찰과 청와대 관계자들이 외부로 피소사실 관련 정보를 유출한 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또 검찰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에서 문자와 카카오톡은 지운 정보가 없었고 텔레그램 역시 대화 내용 흐름상 삭제됐다고 의심할 만한 부분이 없었다고 결론냈다.
텔레그램 내역 중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면목이 없다. 얼마나 모두 도왔는데' 등 사망 전 박 전 시장의 심정을 나타내는 내용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다며 삭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 및 실체적 진실의 확인 필요성을 감안해 필요한 모든 수사를 철저히 진행했다"며 "피고발인들에 대해서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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