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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전망] 통신업계 '탈통신 추세' 가속화…'6G 기술' 확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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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AI 방점 둔 조직개편 등 신사업 향해 앞으로

'통신 있어야 탈통신 있다'…6G 기술 확보에도 주력

뉴스1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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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21년 통신업계는 본업인 유무선 통신사업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데이터(Data) 사업 등 이른바 탈(脫)통신 분야에서의 투자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근 AI와 같은 신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전 산업의 디지털 전환 추세로 어느 때보다 각광받고 있다.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오래 전부터 주요 사업이었던 국내 이동통신 사업이 포화 상태에 도달함에 따라 신성장동력 확보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런 가운데 5세대(5G) 이동통신을 넘어선 6G 통신 기술 확보 작업이 점차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5G 한계를 넘는 6G 시대를 위해 핵심기술개발, 국제표준 확보, 산업기반 조성을 위한 투자를 본격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통신3사, AI 방점 둔 조직개편 등 신사업 향해 앞으로

1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2021년 투자 방향을 탈통신(신사업)에 두고 이행할 방침이다.

3분기 통신3사 실적은 인터넷멀티미디어TV(IPTV)와 같은 비통신 신사업의 경우, 전년대비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발전 가능성을 열었다. 앞서 3사는 AI와 기업간거래(B2B) 부문 등을 강화하는 조직개편 및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이미 탈통신 행보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AI 빅테크' 기업 도약을 선언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분위기다. 기존 AI서비스단을 AI&CO(Company)로 변경하는 한편 이용자의 실생활을 돕는 AI어젠트(Agent·대리인)서비스에 집중한다. 특히 박정호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승진) 또한 겸하게 되면서 SK텔레콤이 추진하는 AI 반도체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텔레콤의 기술개발 조직인 T3K는 AI 가속기,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등에 방점을 둔 조직으로 키워질 예정이다. 이곳은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I반도체 사피온(SAPEON)의 고도화 및 글로벌 시장 출시 역할도 맡는다. 박 사장은 AI를 SK텔레콤이 추진하는 모든 사업의 기반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본업인 이동통신사업부(MNO)는 9개 컴퍼니로 세분화됐다. 핵심 조직인 모바일 컴퍼니와 구독형상품, 혼합현실(MR),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메시징, 인증, 스마트팩토리, 광고·데이터 컴퍼니까지다. 모두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산업 및 4차 산업과 연관한 서비스들이다.

KT 또한 통신기업(Telco)에서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 변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구현모 사장은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사업'의 체계적 추진을 통해 KT의 성공적 변신을 꾀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구 대표는 최근 임원 인사에서 기존 투톱 경영 체제를 쓰리톱의 3인 사장단 공동경영 체제로 변경하고 강국현 신임 사장에게 고객중심 경영, 박종욱 신임 사장에게는 ABC 기반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의 역할을 각각 맡겼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를 구상하는 전략기획실장에 'AI 전문가'로 불리는 김채희 상무를 임명하고 AI/DX(디지털혁신)융합사업부문도 강화했다.

KT는 AI/DX부문 산하에 신사업 추진을 위한 'KT랩스'를 신설하는 한편 향후 5G 기술을 통한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등 B2B 분야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고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엔터프라이즈부문으로 재편했다.

LG유플러스도 신규사업추진부문 신설 등 신사업 분야에서의 새 성장동력을 찾는 일에 뛰어들었다. 신설된 신규사업추진부문은 스마트 헬스, 보안, 교육, 광고, 콘텐츠, 데이터 산업 등을 모아 만든 조직이다. 해당 조직은 황현식 사장의 'LG유플러스 미래 먹거리 발굴' 목표를 수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기존 FC부문의 명칭을 기술부문으로 변경하고 여기에 DX 등 '미래 기술 탐색'의 과업을 맡긴 상태다. 기업부문에는 B2B 사업을 이끄는 전담 조직을 개설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업자들 모두 매출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라며 "통신사업을 100%로 봤을 때 그중 20~3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여러 분야를 추진해가면서 결과적으로는 고객 이용 시 편의성 등의 측면에서 월등히 좋아지는 부문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뉴스1

5G포럼이 5세대(5G) 이동통신을 넘어 6G 이동통신을 준비하는 심포지움을 열었다. (자료 갈무리) 2020.02.11/뉴스1


◇'통신 있어야 탈통신 있다'…정부·업계, 6G 기술 확보에도 주력

신사업에 주력하는 탈통신 분위기가 업계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통신기술이 받쳐주지 않으면 탈통신 사업의 진전도 보장하기가 힘들다. 정부와 업계는 이에 5G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5G 기반 융합서비스 확산에 나서는 동시에 5G를 넘어선 '6G 기술 확보'에도 주력할 전망이다.

정부는 통신 인프라를 한국판 뉴딜의 한축인 디지털 뉴딜을 구성하는 데이터 고속도로의 핵심이자, 산업 발전 시설 구축 등에 있어 필수 기반 기술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 인프라는 통상 10년 주기로 세대가 전환된다. 다음 통신기술인 6G는 5G 최대 속도인 20기가비트(Gbps)보다 5배 빠른 초당 100Gbps 이상의 전송속도를 실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미래 신산업으로 꼽히는 실시간 원격수술, 자율주행차, 플라잉카(Flying car) 등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기반이 돼줄 전망이다.

6G 기술 확보 전쟁은 점차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2019년 미국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통해, 중국도 공업정보화부를 통해 각각 6G 연구에 돌입했다. 일본은 오는 2030년까지 6G 실현을 목표로 지난해 관민연구회를 출범시켰다. 우리나라도 2019년에 이룬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에서 나아간 6G 기술 확보를 위해 분투 중이다.

지난 2020년 8월에 '6G 이동통신 시대 선도를 위한 미래 이동통신 연구개발(R&D) 추진전략'(6G R&D 전략), 12월에 '2021년도 경제정책' 등을 발표했던 정부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6G 관련 '6대 중점분야'(초성능·초대역·초정밀·초공간·초지능·초신뢰)에 대한 2단계 롤링플랜 방식의 R&D 투자사업을 개시한다.

롤링플랜 방식은 당초 세워둔 계획의 목표를 매년 실제 실적과 차이를 비교한 뒤 그에 따른 향후 3년 또는 5년의 계획을 재구성하는 방식을 뜻한다.

업계에서도 6G 기술 선점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6G 백서'를 낸 자사를 향해 '5G가 자리잡기도 전에 너무 이르게 6G 연구 및 투자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초격차의 시작은 선제적 연구와 투자"라고 언급했다.

최성현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전무)은 당시 삼성전자 뉴스룸에 '지금 우리는 왜 6G를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기고문을 내고 "통신의 시간은 늘 10년 빠르게 움직여왔다"며 "4G가 생소할 무렵 삼성전자는 5G 표준화와 선행기술 연구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주역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6G에 주력하기에는 5G가 설익었다'는 취지의 의문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5G로 대표되는) 28기가헤르츠(㎓) 활용도 잘 되지 않고 있는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6G 기술 확보는 물론 5G 기반 융합서비스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안전·보건 등 공공분야에 5G 융합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적용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 중소·벤처 기업의 5G 융합서비스(실감콘텐츠, 자율주행차, 드론·로봇 등) 개발·시험을 위한 28㎓ 장비·단말 테스트베드 구축 작업 또한 전개 중이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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