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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인종차별 발언' 폭로당한 美고교생…대학은 "입학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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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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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거리에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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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에서 한 백인 여학생이 과거 흑인 남학생에게 했던 인종차별 발언이 SNS에 폭로되면서 입학을 거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리즈버그의 헤리티지 고교를 졸업한 미미 그로브스는 과거 인종차별 발언을 이유로 테네시주 대학 입학을 취소당했다.

그로브스는 지난해 같은 학교를 졸업한 흑인 남학생 지미 갈리건에게 인종차별 발언이 담긴 3초가량의 영상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보냈다. 갈리건은 교사와 학교 행정당국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합당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이에 그는 영상과 메시지를 보관했다가 적절한 시기에 폭로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6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전 세계적 인종차별 반대 시위인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이 확산하자 그로브스는 인스타그램에 이를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갈리건은 '인종 차별 발언을 하던 네가? 뻔뻔하다'는 댓글과 함께 문제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갈리건이 업로드한 영상은 SNS상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며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논란이 커지며 그로브스가 입학 신청을 한 테네시주 대학은 합격시킬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그로브스는 결국 입학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NYT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최소 10개 이상의 대학이 지원자의 과거 인종차별 발언을 이유로 지원자의 입학을 거부했다. SNS 등으로 피해자가 지원자의 과거 발언에 대해 폭로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NYT는 "SNS의 위력에 대해 실감하게 해주는 사례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학교 내에서 인종차별 발언들이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게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6월 하버드대학도 과거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유대인들을 향해 모욕적 발언을 했던 것이 들통 난 예비 입학생 카일 카슈프에 대해 합격을 취소했다.

그로브스와 갈리건이 학교에 다닌 지역인 리즈버그는 미국 버지니아주 라우던카운티에 속해있는 마을로, 옛 남북전쟁 시절 남부군을 이끌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이름을 딴 지역이다. 특히 헤리티지 고교가 속한 지역은 미국 내에서 가장 부유한 카운티 중 하나로 꼽히며 주민의 대다수가 백인이다.

김현지B 기자 localb1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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