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윤석열 징계 실패’ 사흘만에 입장 밝힌 추미애 “그날이 꼭 와야”

경향신문
원문보기

‘윤석열 징계 실패’ 사흘만에 입장 밝힌 추미애 “그날이 꼭 와야”

서울맑음 / -3.9 °
[경향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1차 심문이 열린 지난 1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1차 심문이 열린 지난 1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사실상 무산된 뒤 사흘 동안의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혔다. 윤 총장과의 갈등 끝에 ‘완패’한 추 장관의 교체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추 장관은 28일 윤 총장의 직무복귀 이후 처음으로 법무부에 출근하면서 법원의 징계 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날이 쉽게 오지 않음을 알았어도 또한 그날이 꼭 와야 한다는 것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라고 적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는 지난 24일 윤 총장이 ‘2개월 정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추 장관은 자신이 추진한 징계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법원 결정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지난달 24일 법무부 감찰 결과 ‘판사 불법사찰’ 혐의 등 중대한 비위를 찾았다며 윤 총장에게 직무정지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했다. 검찰의 집단 반발을 무릅썼지만 직무정지와 징계 모두 법원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윤 총장은 징계를 취소해 달라는 본안 행정소송도 냈지만 임기가 끝나는 7월 전에 결과가 나오기 어려워 사실상 본안 결과와 상관없이 임기를 채우게 됐다.

추 장관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 총장 징계를 제청하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추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다”고 적었다. 이후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아무 글도 올리지 않았다. 추 장관은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혀왔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을 징계하면서 자신도 물러나려고 했지만 윤 총장은 자리를 지키고 자신만 물러나게 됐다. 당시 추 장관의 사의 표명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숙고해 판단하겠다. 맡은 소임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나 내년 1월 검찰 인사 때까지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추 장관은 1월 검찰 인사에서 윤 총장과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이 지난 25일 윤 총장 징계가 무산되자 “불편과 혼란을 초래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만큼 추 장관이 조기 퇴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청와대가 윤 총장 징계 실패의 책임을 추 장관에게 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추 장관은 후임 장관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업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자낳세에 묻다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