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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중립성'에 특수서비스 도입…"자율주행 등 5G 네트워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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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등 5G 융합서비스에 ‘망 중립성’ 예외 적용
IPTV·인터넷전화·실시간의료 등 특수서비스로 지정
통신사에 투명한 정보제공·인터넷 품질 유지 의무 부여

정부가 자율주행차와 스마트공장 등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융합서비스를 특수서비스로 지정하는 방향으로 망중립성 가이드가인을 개정했다. 5G 서비스를 망중립성 의무에 대한 예외 인정 사유로 지정해, 자율주행차 등에 요구되는 다양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등 네트워크 기술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해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27일 밝혔다.

통신사업자가 인터넷망을 활용한 데이터 송수신에 별로 비용을 부과해서는 안된다는 ‘망 중립성’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5G 서비스에 필요한 다양한 전용망 구축이 가능하도록 예외가 적용되는 기준을 마련 했다.

조선비즈

손명수 국토교통부 2차관이 2일 세종터미널에서 개최된 '자율주행기반 대중교통시스템 시연회'에 참석해 자율협력 주행버스에 시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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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G 서비스, 획일적인 망중립 원칙에 적용 예외

망 중립성이란 통신사업자(ISP)가 합법적인 인터넷 트래픽을 그 내용·유형·제공사업자 등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콘텐츠 사업자가 동영상 등 트래픽이 많이 소요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통신사업자가 추가적인 비용을 요구하거나, 트래픽을 차단할 수 없었던 게 망중립성 원칙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망 중립성 원칙의 주요내용을 규정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그러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통해 단일 네트워크상에서 개별 기업이나 서비스·산업에 특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5G가 도입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트래픽에 따른 전송속도, 처리용량을 차별화할 수 없는 망중립 논리로는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초저지연 성능, 초고화질 영상전송에 적용되는 초대용량 서비스를 구현할 수 없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개정안에서 5G 신규 융합서비스로 간주할 수 있는 요건을 명확히 규정했다. 이를 위해 특수서비스 개념을 도입해 망중립성 원칙에 예외를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었다.

특수서비스는 IPTV, VoIP(인터넷전화), 실시간의료(원격수술 등), 텔레메틱스, 에너지 소비 센서 등 기기 간 연결(M2M) 등이 포함된다. ▲특정한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일정 품질수준(속도, 지연수준 등)을 보장해 특정용도로 제공하되 ▲인터넷접속서비스와 물리적 또는 논리적으로 구분된 별도의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로 정의했다.

과기정퉁부 관계자는 "이같은 방식은 EU(유럽연합)가 망 중립성 원칙을 엄격히 유지하면서도 일정 요건 하에 특수서비스 제공을 허용하는 방식과 유사하다"면서 "내년에 출범할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망 중립성 원칙을 복원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적인 정책 동향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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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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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사, 특수서비스 제공시 망 고도화 등 품질 유지 의무

과기정통부는 이번 특수서비스 개념 도입으로 신규 융합서비스 제공이 일정한 요건 하에서 가능해져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망 중립성 원칙에 입각한 현재의 네트워크 법규 때문에 5G 서비스 개발에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었던 통신사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상당히 완화됐다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다양한 5G 서비스를 개발, 출시할 수 있는 법적 환경이 구축됐다는 얘기다.

과기정통부는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 특수서비스를 허용하되 일반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통신사가 특수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일반 인터넷 서비스 속도와 품질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기본 원칙을 명시했다. ▲인터넷접속서비스 품질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여야 하며 ▲망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도록 하고 ▲특수서비스를 망 중립성 원칙 회피 목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통신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 등 이용자 간 정보비대칭성을 완화하기 위해 투명성을 강화했다. 통신사의 인터넷접속서비스, 특수서비스 운영현황과 품질영향 등에 대한 정보요청, 모니터링 등을 통해 이용자 등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통신사의 정보공개대상을 확대하고 정부가 인터넷접속서비스 품질 등을 점검하며, 관련 자료제출을 통신사에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과기정통부는 개정 가이드라인을 2021년 1월부터 시행하고, 현장에서 원활히 적용될 수 있도록 해설서를 마련하는 한편, 시장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망 중립성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특수서비스 제공요건을 갖춘 경우 자율주행차 등 신규 융합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면서 "통신사업자가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도록 규정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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