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탐구생활]'천하무적' 이효리, '유기견' 순심이가 변화시켰다

이효리와 순심이, 그 우정의 의미

[텐아시아=최지예 기자]

이효리 / 사진 = 안성 평강공주보호소 인스타그램

가수 이효리의 반려견 순심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안성 유기견보호소 평강공주보호소에 따르면 이효리의 반려견 순심이는 최근 세상을 떠났다.

평강공주보호소는 24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효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효리는 "소장님 우리 순심이 어제 갔어요, 제 품에서 편안히 갔습니다"라고 순심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효리는 순심이와의 만남에, 그리고 만날 수 있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는 "순심이를 거둬주시고 저를 만나게 해주신 것 너무나 감사합니다"라며 "동해시보호소에서 순심이 데리고 나와주신 봉사자분, 안성에서 대모가 되어주신 봉사자분 모두에게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썼다.

2010년 길거리를 떠돌던 유기견 순심이를 입양하고 올해까지 10년의 세월을 함께한 이효리는 "순심이도 모두에게 고마운 맘 그리고 사랑을 전해요"라고 덧붙였다.

유기견 봉사를 꾸준히 하고 있는 이효리는 평강공주보호소의 의미있는 일에 존경심을 표현했다. 이효리는 "지금 하시는 모든 일들 너무나 힘든 일인줄 잘 알지만 그로 인해 이렇게 자기밖에 모르던 철부지도 사랑을 알게 되니 소장님 하시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숭고하고 아름다운 일임을 잊지 마세요"라며 "우리 모두 함께입니다"라고 전했다.

이효리의 고백처럼 순심이는 반려견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 순심이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느끼던 이효리에게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알게 해준 존재다.

명실상부 천하무적 톱스타로 군림하던 이효리는 그야말로 광고계의 퀸이었다. 이효리가 광고하는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며 순식간에 완판됐다. 상업 광고계에서 이효리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광고 출연료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2년 이효리는 돌연 상업광고 중단 선언을 했다. 이효리의 가치관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그 배경에는 순심이가 있었다. 이효리는 2010년 12월 유기견 봉사활동을 갔다가 순심이를 입양했다. 당시 순심이의 한쪽 눈은 실명됐고, 자궁 축농증을 앓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순심에게서 이효리는 자신의 모습을 봤다고 했다.

"한때 예쁨을 받다가 병들거나 늙으면 버려지는 동물들을 보면서 연예인인 나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기 있을 때는 사랑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내 처지와 겹쳐져 마음이 짠했다."

"보호소에 예쁜 강아지도 많은데 계속 눈에 밟히더라. 저 뒤에서 나를 가만히 보는 순심이 생각이 나서 키우게 됐다."

"버려진 순심이를 만나 시간을 함께 하면서 나의 모습을 봤다. 내면에 자리했던 상처가 치유되고 다른 가치관을 갖게 됐다."

(2012년 4월 SBS '힐링캠프' 中)

순심이를 만난 이효리는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신념이 바뀌었고, 가치관이 변했다. 동물을 사랑하게 되니 동물 보호에 앞장섰고, 이는 동물의 털로 만든 모피를 입지 않는 패션 소비로도 이어졌다. 자연히 환경 보호에도 눈을 떴다. 가치 있는 것에 가치를 두게 된 것이다.

외면보다 내면을 가꾸는데 초첨을 맞춘 이효리는 채식을 하며 자연주의 식단을 했고, 요가로 몸을 단련하고 수련했다. 이 같은 이효리의 라이프 스타일은 많은 대중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선순환을 가져왔다.

이효리 / 사진 = 이효리 인스타그램

상업적인 광고를 찍지 않고, 고급스러운 명품을 걸치지 않아도 이효리의 영향력은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연약한 동물에 관심을 갖게 됐고, 동물과 환경 보호에 동참하며, 세상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각을 공유하게 됐다.

이효리는 여전히 '올타임 레전드'라는 수식어가 딱 맞는 스타다. 이 수식어를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이효리가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해 세상이 아름다운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정처 없이 떠돌고, 병들었던 순심이를 만나고 돌보게 된 건 순심이뿐만 아니라 이효리에게도 기적같은 일이었을지 모른다. 자신보다 약한 존재에게 곁을 주는 마음, 그 사랑이 오늘날 현재 진행형인 슈퍼스타 이효리의 가치다.

최지예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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