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통증 호소했지만 백인 의사로부터 외면 당해
페이스북 등 SNS 통해 인종차별 고발
지난 7일 퇴원…약 2주 만에 합병증으로 끝내 숨져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원의 부당한 서비스, 인종차별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미국 의사 수전 무어 / 사진=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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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인종차별 때문에 제대로 치료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미국 흑인 의사인 수전 무어가 끝내 숨을 거뒀다.
23일(현지시간) 미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수전 무어가 지난 20일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NYT와 무어가 페이스북에 남긴 영상 등에 따르면, 무어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대학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심한 통증을 느낀 무어는 백인 의사에게 진통제를 추가로 투여해 달라고 부탁했으나 외면 받았다.
무어는 코로나19 치료에 쓰이는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를 처방해 줄 것을 의사에게 간청하기까지 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어가 거듭 통증을 호소한 끝에 병원 측은 무어를 검사했고, 폐렴 증세와 림프샘 문제가 발견된 뒤 진통제 투약이 이뤄졌다. 무어는 "진찰 후 몇 시간이 지나서야 실제 투약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무어는 "흑인들은 이런 식으로 집으로 돌아가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죽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병원 측의 치료에 불만을 품고, 인디아나 의대 수석 의사를 만나 자신이 겪은 상황에 대해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무어의 지속적인 항의로 병원의 진료서비스가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무어의 통증이 완화됐고, 담당 의사도 바뀌었다. 한편 병원은 인종 다양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무어는 지난 7일 의사의 권고대로 병원에서 퇴원했다. 그러나 퇴원 후에도 피로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무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몇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무어가 연락을 받지 않자 구급차를 보냈다.
구급차가 무어의 자택에 도착했을 때 무어는 거췰게 숨을 몰아쉬는가 하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어는 구급차를 통해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는 급속하게 악화했다.
결국 무어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병원 측의 인종차별을 고발하는 영상을 올린 지 약 2주 만인 지난 20일 사망했다.
자메이카 태생인 무어는 미국 미시간주에서 자랐으며,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미시간 의대에서 의사 면허증을 취득한 의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무어가 주장한 인종차별 및 불친절한 서비스 문제에 대해 병원 측은 "우리는 의료진의 헌신과 전문성을 믿으며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도 "인종차별 주장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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