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 엄마 A씨가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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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된 입양아가 양부모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재감정에 나섰다.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게 살인죄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하기 위해서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최근 전문 부검의 3명에게 숨진 입양아 사건 재감정을 의뢰했다. 검찰의 의뢰를 받은 부검의들은 숨진 입양아의 진료기록 및 증거 사진 등을 토대로 사망 원인 및 부상 정도를 조사하게 된다.
검찰의 이번 재감정은 양부모 기소 이후 계속해서 그들에게 살인죄를 적용시켜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조치다.
검찰은 지난 9일 숨진 입양아의 양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양부를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 이후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양부모에게 단순 아동학대 혐의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단체는 살인죄 기소 청원서 및 서명지를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양부모의 신상을 공개하고 살인죄를 적용시켜 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이 사건 부부가 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죗값을 받게 해달라"면서 "사형을 받아도 모자랄 잔혹한 범죄이며 명백한 살인"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학대치사로 다스린다면 이는 오히려 아동학대를 권장하는 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청원글은 이날 기준 23만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검찰은 재감정 결과에 따라 공소장 변경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재감정 결과 숨진 입양아에게 가해진 물리력이 사망하게 할 정도였다는 게 확인된다거나 기타 살인으로 볼 수 있을만한 정황이 드러나면 아동학대치사죄를 살인죄로 변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검찰은 지난 조사 과정에서도 절차대로 감정을 거쳤다. 당시 숨진 입양아에게 강한 물리력이 작용한 것 같다는 부검의 소견이 나왔고 검찰은 학대치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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