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관련 범죄
창녕아동학대, 공무원들 몰카, 박사방 운영진 거제시청 공무원
통영 양식장 지적장애인 '나쁜 이웃들'
양산 동거녀 시신 훼손 방화, 창원 정신질환 모녀 가난한 죽음
민간 다이버들 구조하다 순직한 해경, 마산보도연맹 희생자 70년만 무죄 등
(사진=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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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가 온통 잠식시킨 한 해였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경남에서는 충격과 분노, 안타까움과 슬픔을 안겨준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 범죄 잇따라
경남에서 코로나19는 1차 유행 시기인 지난 2월~3월 대구·경북 관련 확진자로부터 시작됐다. 합천과 진주, 창원, 밀양 등 도민 수십 명이 대구 신천지 등지에 다녀왔다가 도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창원 한 병원은 코호트 격리됐다. 창녕 동전노래방 등 곳곳에서 확진자가 소폭으로 발생하다 2차 유행 시기인 8월 서울 광복절 집회부터 도내에 확진자가 대거 쏟아졌다.
창원 한 40대 여성은 광복절집회 참석 사실을 숨기다 확진판정을 받았고 이에 따라 근무처 내 회사 직원 2천여 명에 대한 전수검사가 이뤄졌다. 창원시는 이 여성에게 검사비 등 3억 원에 이르는 구상권을 청구했다. 또 김해에서는 부부동반 골프모임을 갔던 도시개발공사장이 확진 판정을 받고 시청이 셧다운되는 등 물의를 일으켜 결국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3차 유행 시기인 11월부터는 곳곳에 산발적으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그사이 코로나19와 관련된 범죄도 기승을 부렸다.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품귀 현상을 노리고 마스크 사기가 잇따르는가 하면 코로나 지원금이라며 유혹하는 보이스피싱 사기도 있었고, 교회 예배를 강행하거나 자가격리를 이탈하는 등 코로나19 관련 사범들이 수사기관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창녕 아동 학대 사건…가해자는 계부와 친모
경남 창녕에서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월 29일 창녕 한 도로에서 잠옷 차림에 맨발상태로 있던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 A(9)양이 주민에 의해 구조됐다. 주민은 근처 편의점으로 학생을 데리고 가 밥을 먹였으며 몸에 상처 부위를 보고 학대 정황이 의심돼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결과 학대 가해자는 부모였다. A양은 발견된 날에 부모의 학대를 피해 4층 높이의 건물 테라스에 갇혀 있던 중 목숨을 걸고 옆집으로 넘어가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부(36)와 친모(29)는 지난 1월부터 4개월간 A양을 쇠사슬로 묶거나 불에 달군 쇠젓가락을 이용해 발등과 발바닥을 지지는 등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과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여자화장실. 해당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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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경찰 등 공무원들 '화장실 몰카' 성범죄
교사와 해양경찰 등 공무원들이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카메라를 설치하는 사건이 잇따라 터져 공분을 샀다. 지난 6월 24일 김해 모 고등학교 여자화장실에서 불법 카메라가 발견돼 수사한 결과, 같은 학교 교사 A씨의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6월 26일 창녕 모 중학교 여자화장실에서도 불법 카메라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같은 학교 교사 B씨가 자신이 카메라를 설치했다며 자수했다. 경남교육청은 두 교사에 대해 파면 처분을 내렸다.
한 해양경찰관이 대학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촬영을 하다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통영해경 소속 A(46)경사는 지난 7월 진주의 한 대학교 여자 화장실에서 옆 칸에 있던 여성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았다. 통영해경은 지난 8월 그를 해임했다.
◇성착취 박사방 운영진 거제시 8급 공무원 '파면'
거제시청 8급 공무원이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하는 박사방 운영진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공무원 천모(29)씨는 처음에는 박사방의 동영상을 받아 보는 유료 회원이었다 나중에는 회원을 모집하는 역할을 맡았다.
천 씨는 '박사방' 이외에도 또 다른 미성년자 등 여러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구속돼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천씨는 공무원법상 파면됐고 법원 1심으로부터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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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관대한 검찰·법원에 '쓴소리'
올해는 검찰과 법원에도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거나 성폭력 사범에 대한 구속률이 현저히 낮다는 등 성범죄 관련 쓴소리가 나왔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창원지법의 104건 여성폭력범죄 재판 모니터링 결과 "피해자와 같은 집에 사는데도 성폭력 가해자에게 집행유예를 내리는 등 창원지법이 성인지 감수성이 낮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국회의원은 지난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창원지법 국정감사에서 "성폭행 범죄자에 대한 판결이 너무 관대하다"고 지적했고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를 내고 창원지법의 최근 5년간 전자발찌 착용명령청구 기각률은 69.04%로 전국 18개 지방법원 중 3번째로 높다고 했다.
창원지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열린민주당 김진애 국회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성폭력 사범 구속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성폭력 사범 수와 기소율은 큰 변화가 없지만 구속률이 큰 폭으로 줄었다. 19세 미만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 사범은 2015년 4516명에서 2019년 4468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구속률은 2015년 14.4%에서 매년 줄어 올해 기준 18개 지검 평균 10.5%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창원지검은 8.8%로 평균보다 낮았다. 김진애 의원은 "성폭력을 저질러도 큰 벌을 받지 않는다는 현실이 강간 등 성범죄 증가의 원인"이라며 "미성년자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은 그 죄가 훨씬 중해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영 한 가두리양식장. (사진=통영해경 제공/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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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양식장 지적장애인 착취한 '나쁜 이웃들'
10여 년 간 지적장애인을 가두리양식장에서 일을 시키면서 임금을 떼먹은 '나쁜 이웃들'이 붙잡히기도 했다. 가두리양식업자 A(58)씨는 통영의 한 섬에 있는 가두리양식장에서 2002년부터 2017년까지 15년 동안 장애인 B(39)씨에게 적정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폭행하는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다른 업주 C(47)씨는 2017~2018년 사이 고용한 장애인 B씨의 명의로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200만 원을 사용했고 외국인 노동자와 다툰다는 이유로 폭행하는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수사기관은 19년 동안 B씨가 사실상 노예생활을 한 것으로 봤지만 법원은 일부 기간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기간을 15년으로 인정했다.
(사진=이형탁 기자/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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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동거녀 시신 훼손 사건
12월 8일 양산에서는 살해한 동거녀의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60대 남성이 붙잡혔다. 하지만 A(60)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은 증거를 확보해 A씨를 구속시키자 얼마 뒤 자신의 음주와 담배 문제 등으로 말다툼 후 동거녀 B씨를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했다고 진술하며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A씨는 시신 훼손 부분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일부 혐의는 부인했다. A씨에 대한 재판 결과는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창원 정신질환 모녀 6평방 '가난한 죽음'
지난 9월 5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에서 정신질환이 있던 모녀가 6평 셋방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딸(22)과 엄마(52)였다. 모녀의 비극은 비장애인으로 알려진 남편이 곁에서 떠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정신질환이 있던 아내 곁을 남편은 이혼하며 떠났고 정신질환이 있는 딸을 정신질환을 가진 엄마가 홀로 키웠다. 엄마는 지난 2011년부터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딸은 엄마의 방임 등으로 아동학대가 인정돼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컸고 엄마는 시설에 요구해 2018년 스무살이 된 딸과 함께 살았다. 그러다 2년 뒤 엄마가 타살·자살 흔적 없이 숨졌고 딸도 마찬가지였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 불명'이라며 이들의 죽음을 '사인 미상'으로 처리했다.
(사진=이형탁 기자/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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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에 고립된 민간다이버 구조하다 순직한 통영해양경찰관
경남 통영 해상에서 민간 다이버들을 구조하던 해양경찰관이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정호종 경장은 지난 6월 6일 통영 홍도 인근 해상 동굴에 고립된 민간 다이버 2명을 악천후 속에서 구조하던 중 실종됐다가 다음날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민간 다이버들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정 경장은 거제 출신으로 해병대를 전역하고 산업잠수사로 수년 동안 일했다. 지난해 1월 '바다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싶다'며 해경(특임구조)에 지원·합격해 순경으로 임용됐다 이번 사고로 1계급 승진하고 순직이 인정됐다.
양산 한 폐교회 마당. (사진=이형탁 기자/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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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보도연맹 희생자 70년 만에 '무죄'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정권에서 빨갱이로 몰려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마산 국민보도연맹 희생자들이 재심에서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70년 만에 명예를 회복했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류기인)는 지난 11월 20일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고 송기현·심상직·심을섭·김현생·권경순·김임수·변재한·변충석·이쾌호·이정식·변진섭·강신구·김태동·이용순·황치영씨의 재심 5건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 2월 노치수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희생자유족회장의 부친을 포함한 6명에 대한 국방경비법 위반 재심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희생자 유족들은 환영 입장을 냈다.
보도연맹 사건은 1950년에 벌어졌다.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승만 정권은 곧바로 그해 젊은 청년과 아버지들을 무참히 학살했다. 좌익 통제 관변단체인 국민보도연맹에 반강제적으로 가입된 희생자들이 북한과 내통해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하려한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마산에서만 140여 명이 사형을 당했고 사망 경위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마산·창원·진해에서만 1600여 명 희생자가 나왔다. 이들은 산골짜기에서 총살당하거나 포승줄에 묶인 채 바다에 수장됐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같은 무차별 민간인 학살 희생자는 수십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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