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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지친 노동자, 자영업자들…새해에도 안개속 걸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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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한국경제③]

인력 투입 많은 저소득 업종 집중 강타한 코로나19 고용위기

내년 코로나19 사태 활로 찾아도 고용 상황 개선은 장담 못해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한국경제는 전에 없던 위기에 봉착했다. 마이너스 성장률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자영업자가 폐업하는가 하면 실업자가 양산되는 등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반면, 최악의 실물경제와 달리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19 극복을 얘기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극과극의 상황이 공존하는 코로나19 사태 속 2020년 한국경제를 되돌아 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유동성 공급의 딜레마…'부익부빈익빈' 뉴노멀이 되다
②"2020년, 이런 개미들은 처음이지?" 2030 내가 주식하는 이유는
③지친 노동자, 자영업자들…새해에도 안개속 걸어야 하나
(계속)


노컷뉴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증감 추이(천명)(그래프=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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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997년 IMF 외환위기나 2000년 IT버블, 2008년 금융위기는 주로 특정 국가·지역을 중심으로 금융, IT처럼 종사자 소득이 높은 특정 산업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위기는 순식간에 전 세계를 휩쓸었고, 특히 비교적 소득이 낮고 인력을 집중 투입하는 대면서비스 업종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저소득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에 고용 충격이 집중됐다.

올해 3분기 기준 가계동향 지표를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월평균 55만 3천원으로 10.7%, 사업소득도 27만 6천원으로 8.1% 감소했다. 그만큼 저소득 노동자나 영세 자영업자의 일감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743만 8천원으로 겨우 0.6% 줄었고, 사업소득은 194만 4천원으로 오히려 5.4% 증가한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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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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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통계청, 고용노동부의 관련 통계에 따르면 300인 미만 중소 사업장 노동자는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3월 이후 내리막길만 걷고 있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숙박 및 음식점업의 취업자도 지난 3월부터,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는 지난해 6월부터 1년 반 동안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내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 6월부터 매 월 20만명에 육박하는 감소폭을 보이고 있는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0만명 내외의 증가폭을 보이고 있어 영세자영업자들이 고용한 노동자를 해고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지난 21일 발표한 이슈노트에서 "차별화된 고용충격으로 인해 고용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는 '고용 없는 경기회복(jobless recovery)'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내놨다.

이런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는 등 코로나19 사태의 활로를 찾더라도 고용상태가 곧 개선될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종료되면 피해가 집중됐던 대면서비스 업종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난 2월부터 종사자 수가 감소했던 제조업 경기 상황도 올해 하반기 들어 점차 하락세가 완화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치솟은 주택 시장 가격을 잡기 위해 부동산 물량 공급을 확대하면서 종사자 수가 크게 줄어든 임시·일용노동자들에 대한 수요를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안전망연구센터 오상봉 소장은 "인력투입이 많고 고용유발계수가 높은 산업에 충격이 집중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 된다면 관련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재택 근무 등의 추세가 이어져서 일정 부분 영향을 주겠지만, 노동 시장을 뒤바꿀 수준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앞서 있던 경제위기에서도 고용 수준이 위기 이전으로 회복되려면 보통 1년~1년 6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됐다. 또 내년 2, 3월 대학생들이 졸업하면서 새롭게 구직자로 분류되면 실업률이 크게 치솟을 수도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제조업 중심 국가인데, 원자재를 수입해서 제품을 수출하는 사이클이 돌아가려면 다른 나라의 경제도 함께 살아나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전 세계적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실업률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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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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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대 고비가 될 내년 상반기에 고용을 지킬 긴급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있는 집토끼'부터 지켜야 한다. 고용유지지원금 등으로 버티는 기업들 가운데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연초에 임계점을 맞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로 고용률이 감소했던 여성, 청년, 노인인데, 이들은 애초 임시·일용·계약직으로 근무했던 비중이 높다"며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이들이 당장 일할 수 있는 6~9개월의 단기 일자리라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 소장은 "이미 정부가 '국민취업지원제도', '전국민 고용보험'을 추진하고 있지만, 재정 문제를 이유로 기획재정부 등 일부 부처나 국회에서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해 제대로 기능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화됐다"며 "고용안전망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더 많은 노력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재정 투입을 늘려 기존 제도를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경제 구조를 뒤바꿀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단 제안도 나온다.

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김공회 교수는 "예컨대 정부가 전국민 고용보험을 얘기하는데, 이를 실현하려면 정책 기조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그동안 완전고용이라는 목표 아래 고용에서 일시적으로 밀려난 실업자를 보험의 형태로 지원해왔다면, 이제는 실업과 소득 감소의 위험을 정부가 책임지도록 조세 행정의 차원에서 접근하도록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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