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0시부터 수도권 5인 이상 모임 금지 시행 앞두고 상인들 울상
직장인 회식·친목 모임 줄면서 자영업자들 매출 급감
[수원=뉴시스] 안형철 기자 = 2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최대 유흥가로 꼽히는 '인계박스' 지역에 연말임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12.22. goahc@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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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안양=뉴시스] 박종대 안형철 기자 = 수도권 5인 이상 모임 금지 긴급 행정명령 시행까지 4시간 앞둔 22일 오후 8시께, 경기 수원시 최대 유흥가로 꼽히는 수원시청 뒤 이른바 ‘인계박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광역단체들이 23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가운데 이곳 상권은 집합금지 명령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거리는 이미 한산했다.
영업종료 시간인 오후 9시가 되지 않았지만 거리에는 일찌감치 문을 닫은 가게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연말 대목을 맞아 기대감에 부풀었던 상인들은 1년 사이 너무도 달라진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6년째 인근에서 고기집을 운영해온 A씨는 텅빈 가게를 가리키면서 "정말 상상 못할 광경"이라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5인 이상 집합제한이면 5명 이상은 되돌려 보내야 하는데, 그나마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에 매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이제는 그 기대도 사라졌다"며 "현재 가게 임대료를 3달째 내지 못하고 있다. 빨리 이 상황이 끝나기만을 기다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24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앞두고 취재진이 방문했던 일본식 선술집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수원=뉴시스] 안형철 기자 = 2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최대 유흥가인 '인계박스' 지역에서 술집을 운영 중인 대표가 취재진에 보여준 '12월 매출 기록표'. 2020.12.22. goahc@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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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가게 사장은 "5인 이상 집합제한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 손님이 없는데 5인 이상이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며 "지금은 포기 상태"라며 울상을 지었다.
한 양꼬치집 사장은 "3단계로 격상하고 빨리 상황을 정리하는 편이 우리에게 차라리 도움이 된다"며 "문을 닫게 되면 그나마 지출도 임대료만으로 줄어드니 그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영업종료 시간인 이날 오후 9시까지 인계박스 가게에는 손님이 2개 테이블 이상인 가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인근 또 다른 술집 사장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며 취재진에게 12월 매출 전표를 보여주기도 했다.
연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려야 할 12월 연말임에도 하루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게 41만여 원이었다. 그것도 딱 하루에 불과했다. 매출이 10만 원도 채 되지 않는 날도 이틀이나 됐다.
12월 마지막 주에 접어드는 이날까지의 매출은 280만 원 남짓이었다. 해당 가게의 임대료는 월 400만 원이다.
해당 가게 사장은 "1달이든 2주던 3단계로 올렸으면 한다. 조금씩 올리면서 길어지는 지금 상황이 더욱 괴롭다"며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대출도 한정이 있고, 우리도 어떤 계획을 세울 수 있게끔 3단계로 그 기한을 잡아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안양=뉴시스] 22일 오후 경기 안양시 평촌로데오거리 중앙광장에 지역 상인연합회가 임대료 관련 호소하는 현수막을 부착한 모습. 2020.12.22. pjd@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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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안양시 평촌 로데오거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로데오거리 중앙광장에는 지난 4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희망의 빛 축제’를 연다는 내용의 홍보현수막까지 경기도와 안양시, 지역 상인연합회가 함께 내걸었지만 이를 무색하게 거리를 지나는 손님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일부 가게들은 오후 9시가 되기 전부터 찾아오는 손님이 끊기자 차라리 장사를 마감하고, 종업원들이 대걸레로 가게를 청소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식당과 술집 등 매장마다 적게는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는 곳은 물론 그나마 손님이 있는 가게도 2∼4개 테이블만 손님이 차 있을 뿐이었다.
[안양=뉴시스] 박종대 기자 = 22일 오후 경기 안양시 평촌로데오거리에 연말임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직장인 회식과 친목 모임 등이 줄면서 한산한 거리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12.22. pjd@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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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평촌학원가도 평상시 공부를 끝내고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는 학생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수도권 학원·교습소는 지난 8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시점부터 집합금지가 이뤄진 탓에 일제히 학원들이 문을 닫자 인근 분식점과 패스트푸드점, 카페 등 학생들이 간식을 사먹던 가게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인은 "장사를 하면서 올해처럼 힘들었던 적이 없다. 가게 문을 열어놔도 찾아오는 손님이 없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외식보다 집에서 요리를 해서 먹는 경향이 짙어져 그나마 없던 손님마저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와 서울·인천시가 23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 24시까지 5인 이상 실내외 모든 사적모임을 금지하는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의 방역지침인 ‘10인 이상 집합금지’보다 강도 높은 조치다.
이번 조치로 수도권에서는 해당 기간 동안 실내외를 불문하고 5인 이상이 모이는 모든 사적모임이 금지되는데 4인까지만 허용된다. 동호회, 송년회, 직장 회식, 집들이 등 친목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사회활동이 대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goahc@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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