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감사보고서 통해 조사 결과 발표
흑인 절반 이상 '인종차별 겪어'…백인은 94% '차별 경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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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미국 공군에서 흑인 군인이 백인 동료들에 비해 체포나 조사, 징계를 당하거나 위법행위로 해고될 가능성이 더 높아 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공군은 이날 감사보고서를 통해 흑인 군인은 조사·징계 대상에 오르거나 위법 행위로 퇴출될 가능성이 백인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 공군이 직접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먼저 흑인 군인은 징계·처벌 받을 가능성이 백인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이 2012년부터 8년간 군 사법 절차 자료를 검토한 결과, 흑인은 백인에 비해 군사 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이 57%, 징계 받을 가능성은 72% 더 높았다. 보안을 위반해 처벌 받을 가능성과 흑인 신병이 위법 행위로 방출된 사례도 백인보다 두 배 더 많았다.
보고서엔 흑인 군인이 겪은 차별 사례도 함께 소개됐다. 한 흑인 사령관은 인터뷰에서 "지금껏 경력을 쌓으며 얻은 유일한 조언은 모두 다른 흑인 선배들이 줬던 것"이라며 "흑인은 한 번만 실수해도 경력이 끝난다"고 말했다.
흑인 군인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미 공군이 군인 12만3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중 흑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인종차별을 겪은 적 있다'고 답했다. 흑인 응답자의 3분의 1 가량은 자신이 백인 동료와 동등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승진 가능성도 더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1~4성급 장성을 포함한 흑인 장교 응답자의 45%도 군대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반면 백인 장교의 94%는 '인종차별을 겪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미 국방부가 군대 내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국방부는 최근 다양성을 위한 군 개혁안을 승인했으며, 여기엔 혐오단체가 일원으로 참여할 수 없도록 군사법을 개정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바바라 바렛 공군 장관은 "지도자들부터 인종 장벽을 없애겠다"면서 "다양성을 장려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멘토링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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