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은 이번 대회에서 장타뿐 아니라 정교한 퍼팅 실력까지 과시했습니다. 특히 대회 최종일 김아림의 퍼트는 28개로 4라운드 경기 중 가장 빼어난 감각을 선보였습니다.
사실 김아림은 올해 6월까지도 퍼트 때문에 그린에 잘 올려놓고도 버디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김아림의 퍼팅이 변했습니다. 지난 10월 열린 휴앤케어 여자오픈에서 8위에 오른 뒤 최종전인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까지 4개 대회 연속 톱10에 성공합니다. 이때 김아림의 평균 퍼팅 수는 30개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6월부터 김아림을 가르치는 김기환 코치는 “김아림은 감각에 의존해 골프를 치는 스타일”이라고 먼저 운을 뗍니다.
김아림은 지난 6월까지 퍼팅을 잘하기 위해 퍼터 헤드를 목표 방향과 평행하게 움직이는 ‘직선 스트로크’를 했다. 하지만 퍼터를 똑바로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감에 거리 조절 실패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감각에 의존하는 선수에게는 맞지 않는 스타일이었던 것. 이후 편안하게 퍼터 헤드가 곡선을 그리며 스트로크를 하는 ‘인-투-인 스트로크’로 바꿔 방향과 거리 조절 둘 다 향상됐고 US 여자오픈 우승까지 차지하게 됐다. |
최근 많은 선수들이 퍼팅을 똑바로 하기 위해 ‘직선 스트로크’를 많이 강조합니다. 김아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퍼터 헤드가 직선으로 움직이는 ‘일자 스트로크’로 퍼팅을 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몸에 맞지 않았는지 오른손 사용도 많아지고 긴장한 순간에는 거리감도 들쑥날쑥해졌습니다. 그린 위에서 부진의 원인이었습니다.
올해 6월 이후 김아림은 자연스럽게 곡선을 그리며 스트로크가 되는 ‘인-투-인 스트로크’로 바꿨습니다. 감각을 위주로 하는 김아림에게는 편안한 스트로크가 더 맞았던 것입니다. 직선 스트로크나 인-투-인 스트로크나 틀린 방법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아림의 인-투-인 퍼팅 스트로크.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편안하게 곡선을 그리는 인-투-인 스트로크의 가장 큰 장점은 ‘거리’라고 합니다. 김 코치는 “김아림은 긴장된 상황에서 일자 스트로크에 너무 집중해 공을 강하게 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US 여자오픈 때처럼 자신의 스트로크를 믿고 편안하게 퍼팅을 하기 때문에 안정감도 더욱 좋아졌다”고 말합니다.
김아림이 집중한 부분은 또 있습니다. 스윙 크기입니다. 김아림도 긴장된 상황에서는 스윙이 평소보다 커집니다. 김 코치는 “김아림과 어떤 상황에서도 스윙 크기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매 라운드를 앞두고 대화를 많이 했다”고 조언합니다. 스윙이 커지면 리듬도 깨지고 미스샷이 날 확률도 높습니다. 돌이켜 보면 짧은 버디 퍼팅을 앞두고 백스윙이 너무 커져서 감속을 하면서 치다 당기거나 밀어 친 적이 꽤 있을 것입니다.
김아림처럼 ‘인-투-인 스트로크’도 해보세요. 어떤 퍼팅을 했을 때 더 편안하고 집중이 잘되는지 찾아낸다면 스트레스는 줄고 버디는 더 많아질 겁니다.
[조효성 매일경제 기자 hsc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9호 (2020.12.23~12.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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