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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북한 연평도 피격 사건

“北, 수십년간 몰래 美라디오 청취한 선장 공개총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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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당국이 미국 라디오 방송을 장기 청취했다는 이유로 어선 선장을 공개 총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 사법기관 한 소식통을 인용, 지난 10월 중순께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 사는 한 어선 선장이 자사 방송을 듣다 북한 당국에 걸려 총살됐다고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RFA는 미국 연방기관이 북한 뉴스 방송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매체다.

보도에 따르면 총살된 선장은 중앙당 39호실 산하 수산기지 소속 최모(40)씨다. 그는 생전 선박 50여 척을 책임졌으며, 항해 시 외부 라디오 방송을 청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

지난 10월 1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 당시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업이 끝난 시각에 주로 RFA를 청취했으며, 일부 나이 어린 선원들도 청취에 함께했다. 북한 보위 당국은 이 때문에 최씨의 청취를 더욱 엄중히 여긴 것으로 전해진다.

도 보위국은 이 사건을 당에 반하는 행위이자 전복 시도로 간주했다. 이에 다른 선장 등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를 공개 총살했다고 RFA는 전했다.

북한 사법당국 관계자는 RFA에 “최씨가 함경북도 보위국 조사에서 무전병으로 군 복무를 하던 시절부터 RFA를 청취했다고 자백했다”며 “최씨가 RFA 방송을 듣게 된 이유는 선장이 된 후 삶의 여유를 찾으면서 군복무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씨의 라디오 청취 사실은 한 어부의 신고로 적발됐다. 신고한 인물은 젊은 나이에 선장이 된 최씨가 오만하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RFA에 “뱃일을 하는 사람들이 RFA 같은 한국어 방송을 듣는 일은 매우 흔하다”며 “당국이 최씨를 ‘외부 라디오 방송 청취는 죽음을 의미한다’라는 본보기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북한 내 소식통은 “최씨가 특히 먼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가면 주파수를 설정해놓고 계속 청취하다가 귀항한 사실이 (보위국) 조사에서 밝혀졌다”며 “(어린 나이에 선장이 되면서) 평소 함께 배를 타고 일하던 어민들을 무시하던 최씨의 행태에 앙심을 품은 한 어민이 최씨를 보위부에 신고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RFA는 지난 8월에도 북한의 한 여군 통신병이 방송을 청취하다가 발각돼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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