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안면마비 등 백신 부작용 거론
야당 “백신 못 구한 채 비겁한 변명”
전문가 “불안감 키우는 건 무책임”
조은희 “대통령, 참모 읍참마속을”
김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백신 접종은 전 국민이 대상이다. 그래서 안전성을 최대한 검증하고 접종하는 게 원칙”이라며 부작용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확진 및 사망자가 폭증하는 미국과 영국 등과는 우리나라의 조건이 다르다. 정부는 이미 44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했고 내년 2, 3월부터 백신을 접종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겨울철 악조건과 함께 야당과 일부 언론의 가짜뉴스와 비틀기 뉴스란 방역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요국 코로나 백신 확보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김 원내대표가 언급한 안면 신경마비(일명 구안와사)는 미 화이자 백신 부작용이다. 지난 10일 외신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안면 신경마비가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2만1720명의 피시험자 중 3명에게 발생했고 완치됐다. 이들 부작용에 대해 전문가들은 “(통상 백신 접종에 따른) 정상적 범주”라고 본다. 미국·영국 등 각국이 속속 대규모 접종을 하는 배경이다.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 원내대표의 주장과 달리 ▶우리보다 확진자 수가 적은 뉴질랜드·싱가포르·이스라엘 등도 백신을 확보했고 ▶정작 정부가 2, 3월 백신 접종을 준비 중인 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세계적 공신력이 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란 점에서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백신을 못 구한 정권의 비겁한 변명”이라며 “이 모든 재앙은 K방역 용비어천가에 취해 백신은 필요 없다고 정부·여당이 고집을 피운 결과”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도 “현재 전 세계가 확보전을 펼치고 있는 화이자·모더나 등의 백신은 수차례 임상시험 결과 이미 유의미한 결과를 거둔 것들이다. 미국과 영국이 자국민에게 위험한 백신을 일부러 맞히고 있겠느냐”(조명희), “아시아에서도 이미 백신 물량을 상당수 확보한 국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백신 확보가 늦어진 데 대한 반성은 고사하고 변명에 급급하다”(서정숙)고 비판했다.
백신의 부작용을 강조하는 데 대해선 전문가들도 우려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국민의 백신 불안감을 가중할 수 있다. 불안감이 커지면 접종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백신 개발 초기 불확실성이 컸던 상황을 설명하며 국민에게 사과한 뒤 이해를 구하면 될 일을 변명해 문제를 키우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조국흑서’의 저자이기도 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정말 웃기는 건 훨씬 안전한 화이자·모더나를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던 보건 당국이 갑자기 (유일하게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부작용이 크지 않다고 떠드는 것”이라면서 “자기들이 구한 게 그게 전부이니 민망하더라도 그걸 칭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 유일한 야당 구청장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인도나 인도네시아·페루·칠레·브라질까지 확보한 백신을 우리는 왜 못했나”라며 “문제는 대통령 주변의 실세 참모다. 병상 절벽, 백신 절벽을 초래한 무능한 참모를 읍참마속하라”고 비판했다.
◆정은경 “고령자 마지막 성탄 안 되게…”=한편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고령환자에 대한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정 청장은 다음 주 신규 확진자 수를 1000~1200명으로 예상하면서 “성탄절 연휴와 연말연시에 각종 다양한 모임을 통한 확산 우려가 커질 수 있다. 23일부터 시행되는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잘 준수해달라”며 “고령의 기저질환자분들에게 마지막 성탄이 되지 않도록 단합된 멈춤과 대면 모임 행사 취소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세종=김민욱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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