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만 금지해선 방역효과 의문”
“확산세 진정 계기로” 의견 엇갈려
자영업자들 매출 걱정에 또 한숨
“짧고 굵게 거리두기 강화를” 요구도
자영업자가 24개월 연속 감소를 보이는 가운데 21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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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5명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정책을 발표하자 시민들은 ‘이번 기회에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나 기준에 혼란스러워하거나 단속이 불가능할 것 같다며 회의적인 반응도 많았다.
서울에 거주 중인 대학생 박모(24)씨는 “필요한 조치였는데 오히려 너무 늦게 시행한 것 같다”며 환영의 뜻을 보였다. 연말연시에 친구들을 못 만나는 것은 아쉽지만 늘어난 확진자 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밤 10시쯤 지하철을 탔다가 여러 명의 취객이 무리 지어 있는 것을 봤는데 그중 한 명이 마스크 쓴 채로 토하는 바람에 객실 안에 난리가 났었다”며 “여전히 경각심이 부족한 이들이 많다. 지금보다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거주 학부모 김모(43)씨는 “자녀를 학교나 학원에도 보내지 못하고 걱정하던 학부모들은 그간 당국의 조치가 미온적이라는 시각도 많았다”며 “이번 조치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다면 매출 감소로 고통받는 자영업자들에게도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이 모호하다며 혼란스러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온라인의 유명 커뮤니티에는 ‘따로 사는 부모님과 집에서 만나는 것도 안 되는 거냐’, ‘5명 이상인 가족은 함께 식당에 가지 못하는 거냐’ 등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와 관련된 질문이 줄을 이었다.
편법 모임 등을 단속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며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았다. 직장인 이모(30)씨는 “4명씩 모인 일행이 식당에 여러 팀 있으면 어차피 감염 우려가 높은 것은 똑같을 텐데 인원을 제한하는 게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단체로 와서 4명씩 테이블에 앉는 경우 등은 단속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35)씨 역시 “공적인 모임은 된다는데 회사에서 회의하면서 커피 등을 마시는 것도 안 된다는 건지, 거래처 미팅은 되는 건지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도권을 떠나면 모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효과를 높이려면 다른 지역도 함께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21일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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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은 매출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경기 성남의 한 패밀리 레스토랑 관계자는 “연말 수요를 겨냥해 식자재와 인건비 등을 맞췄는데 갑자기 이런 결정이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음식점 주인은 “지자체나 시민들이나 더는 식당 문을 열지 말라는 쪽으로 내모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자영업자 중에서도 조치를 반기는 이들이 있었다. 서울 광진구에서 장어요리 전문점을 하는 박모(56)씨는 “어차피 지금도 손님이 5명 이상 오지 않는다. 하루하루 기다리기 벅차다”며 “강력한 조치를 해서라도 하루빨리 코로나가 잡히기만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경기 용인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모(42)씨는 “최근 손님은 2∼3인가량의 소규모 술자리가 대부분이어서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유나, 수원·인천=오상도·강승훈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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