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당 경선이냐? 원샷경선이냐?…국민의힘 "입당해서 경선하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하는 안철수 |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류미나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지면서 '야권 단일 후보'를 기치로 내세웠다.
이른바 '반문(반문재인) 연대'를 명분으로 야권주자들의 '빅텐트'를 세우자는 논리다.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야권 연대의 틀을 만들고, 2022년 대선정국까지 이어가자는 뜻으로도 읽힌다.
안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 "안철수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 단일후보" 등을 거론하며 야권 후보 단일화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뿐 아니라 누구라도 만나서 연대와 협력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당장 국민의힘 내에서도 호응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12일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국민의힘 외곽 모임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정기모임에서 '어떻게 집권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포럼 공동대표인 김무성 전 의원과 환담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
보수 야권 플랫폼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를 주도하는 김무성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권 쟁취를 위해서는 반문연대 후보단일화가 제일 중요한데, 1단계 결실을 보았다"며 "대권을 추구했던 안 대표가 큰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페이스북에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 시민과 국민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는 이야기에 강하게 공감한다. 야권은 뭉쳐야만 한다"라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안 대표의 출마결단을 야권 혁신 연대의 돌파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김종인 위원장도 안 대표의 야권혁신 플랫폼 제안에 긍적적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다른 의원들도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를 야권통합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윤영석), "반문연대, 야권연대로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황보승희), "문재인 정권에 대항한 빅텐트가 절실히 필요"(박수영)라며 '반문연대' 제안에 호응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안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가 야권을 더 큰 판으로 만들어 정권 교체를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쪼그라든 야권을 반문연대로 크게 뭉칠 계기를 마련했다"고 호평했다.
꽃다발 받는 안철수 |
쟁점은 '야권 빅텐트'의 주도권이다. 자연스럽게 경선 스케줄과 맞물린 시기의 문제이기도 하다.
당장 안 대표와 국민의힘의 '밀당'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당대당 경선을 의미하는 범야권 단일화 협상 또는 결선투표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열린 마음으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을 뿐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입당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103석)과 국민의당(3석)의 의석수 격차를 고려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석수 차이 등을 언급하며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하는 게 맞는다"라고 말했다.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가 안 대표와 막판 단일화하는 '순차 경선' 방식은 야권단일화가 아닌 본인단일화"라며 '국민의힘과 통합경선(원샷경선)'을 제안했다.
오신환 전 의원도 "안철수, 금태섭, 국민의힘 모든 후보가 뛰어드는 범야권 원샷 경선"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의중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온라인 비대위 회의에서도 "안 대표도 후보 중 한 명"이라고 언급, '당에 들어와서 경쟁하라'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된 정진석 의원도 "국민의힘 후보가 정해지면 이후 (당대당) 결선경선 같은 것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과 자신의 명운을 건 김종인 위원장으로서는 '야권 승리'라는 결과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명분도 포기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ra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