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씨 어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 이한빛 PD의 아머지 이용관 씨,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 등이 20일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열흘째 이어가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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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굶어가면서까지 위험에 처해있는 국민들을 살려달라고, (오고 가는) 국회의원을 볼 때마다 힘없는 목청이지만 힘을 모아 소리쳤습니다. 이런 제 마음이 전달되고는 있는 건지 참으로 답답한 심정입니다”.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열흘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산업재해 피해 유가족들과 정의당이 20일 중대재해법 처리를 위한 여야의 의사일정 합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식 농성 중인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지난번 여야 대표와 국회의장까지 오셔서 중대재해법을 회기 내에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진척이 미진해 침이 마른다”며 “민주당에 이어 국민의힘도 의원총회를 했다지만, 기대한 결론이 없어서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1년에 11만명 이상이 죽거나 다칠 수밖에 없게 만든 구조는 누가 만든 건가. 경총과 전경련이 이 법을 반대하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을 이윤 앞에 희생시켜 온 것에 대해 반성은커녕 지금까지처럼 계속 죽이겠다는 살벌하고 파렴치한 짓”이라며 “원통하고 억울해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중대재해법이 어서 제정돼 많은 사람들의 억울함을 덜어주기를 희망한다”며 “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연말에는 저희도 집에 가서 쉴 수 있도록 조속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달라”고 호소했다.
드라마 제작 현장의 열악함을 폭로한 고 이한빛PD 아버지인 이용관씨도 “이제 기운도 빠지고 생각도 가물거리지만, 국회의사당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통과시킬테니 단식을 풀고 돌아가라고 하지만 법사위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돌아가겠나. 이제 기업의 눈치 그만 보시고 내일부터 상임위에서 법을 논의하고 본회의 일정을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이씨는 “어제도 오늘도 죽음이 계속된다. 자식 보낸 아픔을 묻어둘 겨를도 없다”며 “이 죽음의 행렬을 언제까지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하루에도 7명씩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사회 곳곳에서 수천 명씩 재난사고와 사회적 참사로 죽는 일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 나와 내 가족과 내 주변에 사람들에게 닥칠지 모르는 내 일”이라며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 국민 여러분 모두 함께 해주시고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는 중대재해법 필요성에 공감하고 법 제정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법안 처리를 위한 구체적인 상임위 의사일정은 현재까지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를 대여 기싸움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달라”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약속과 자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었던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왜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안 앞에서는 머뭇거리는지 많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게 됐다”며 “야당을 핑계 삼아 더 이상 의사일정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님과 민주당,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이전에 (법사위) 소위원회와 상임위 논의가 될 수 있도록, 31일 이전에 원포인트 본회의가 열릴 수 있도록 의사일정을 협의해 줄 것을 간절한 마음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고 김용균 씨 어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 이한빛 PD의 아머지 이용관 씨,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 등이 20일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열흘째 이어가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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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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