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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중대재해법 요구 단식 '10일'…故 김용균 母 "힘들다, 조바심에 침이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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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17일 국회 본청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이상진 민주노총부위원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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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단식한 지 열흘이 지났다. 기업의 잘못으로 인명 사고가 났을 때 사업주와 기업에게 책임을 강하게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안 통과를 여야 정치권에 촉구하는 단식이다. '살리기 위해' 삶의 필수조건인 곡기를 끊고 농성 중이다.


강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게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 죽도록 싸워야 하는 이 야만의 시간을 멈춰 달라"면서 "여의도 칼바람에 하루가 다르게 몸도 마음도 힘이 떨어지고 있다. 자식을 잃은 후, 삶이 멈췄다는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님과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님은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을 누르고, 영하 10도를 웃도는 추위와 싸우며 단식을 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강 원내대표는 "1년에 10만 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다친다. 2000여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는다. 산재로 신청하지 않는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노동자가 죽고 다치고 그 후유증으로 평생을 불편하게 살아간다"면서 "10년이면 100만명이 다치고, 2만명이 죽는다. 11월 한 달 동안만 52명이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국회 안팎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간절하게 호소하는 동안에도 사고는 잔인하게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법이 만들어지면 기업의 활동이 위축된다며 반대하는 말이 무성하다. 그래서 기업 활동을 위해서는 노동자의 죽음은 감수하라는 이야기이냐"면서 "오늘도 평택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세분의 노동자가 추락사했다. 두 분은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라고 한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여야 정치권에 간절히 호소한다. 이제 이 끔찍한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해달라"고 했다.


국민의힘에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를 대여 기싸움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달라. 비대위원장의 약속과 같은 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었던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야당을 핑계 삼아 더 이상 의사일정을 늦춰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5일 이전에 소위원회와 상임위 논의가 되고, 31일 이전에 원포인트 국회가 열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강 원내대표는 "단식을 이어가고 계시는 유가족분들의 체력도 한계에 다다랐다. 연말에는 이분들이 따뜻한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고(故)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나날이 몸에 힘이 빠져 이제는 하루하루를 지내는 자체가 힘이 든다"면서 "지난번 여야 대표와 국회의장까지 오셔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회기 내에 처리하겠다고 약속해 주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진척이 미진해서 조바심에 침이 마른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용균이 잃은 아픔을 끌어안고 산다는 것 자체가 힘이 드는데 또 다른 죽음의 소식은 끊임없이 들려와, 그 아픔까지 저에게 전이가 되서 더욱 가슴이 아파온다"면서 "경총과 전경련이 이 법을 반대하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을 이윤 앞에 희생시켜 온 것에 대해 반성은커녕 지금까지처럼 계속 죽이겠다는 살벌하고 파렴치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자식을 잃고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 법이 온전히 제정되길 바란다. 돌아가신 분들 한 분 한 분 가슴 찢어지는 사연과 사고들이 이 법안에 들어있다"고 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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