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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과거 살펴보니…비정규직 우롱하고 지인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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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과거 살펴보니…비정규직 우롱하고 지인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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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SH 사장 재직 시절 문재인 대통령(왼쪽)의 국정철학과 어긋나는 행보를 보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의 단층 세대를 방문, 김 장관, 변 후보자와 대화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SH 사장 재직 시절 문재인 대통령(왼쪽)의 국정철학과 어긋나는 행보를 보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의 단층 세대를 방문, 김 장관, 변 후보자와 대화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구의역 김군' 사고 김군 탓 발언도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임으로 내정한 변창흠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시절 무기계약직 전환을 약속하고 뽑은 비정규직들을 직급을 낮춰 다른 전문성과 무관한 업무를 하는 자리로 보내고, '지인'을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지난 2016년 5월 당시 만 19세였던 김군이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승강장안전문을 고치다 숨진 사고와 관련해 '김군 탓'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변 후보자가 SH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 SH는 2013년 1월 31일 기준 부채가 12조9835억 원에 달했다. 당시 이종수 SH 사장은 마케팅 조직을 강화해 택지를 매각하고, 이를 통해 부채를 감축하는 대책이 담긴 '마케팅 조직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마케팅 전문가를 채용하기로 하고 실적이 우수한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 주는 것을 방침으로 삼았다.

실제 SH는 2013년 3월 4일 '실적이 우수한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마케팅 전문가 채용공고'를 냈다. 이후 SH는 채용 절차를 거쳐 총 7명의 마케팅 전문가를 비정규직으로 뽑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기업에서 비정규직 근무 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존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채용 절차에 응했다고 한다.

비정규직들이 1년 계약 연장을 하며 근무를 이어가는 동안 SH 측도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표출했다. 특히 당시 마케팅실장은 변 후보자가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5년 2월 11일 기획경영본부장에게 비정규직들 가운데 희망자 전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원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정규직 중 A 씨와 B 씨는 SH 내에서도 우수 사원으로 손꼽혔다. 이들의 연이은 매각 활동을 통해 2014년 4월 기준 SH의 부채는 10조3000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SH는 이들의 우수한 토지매각 실적에 대해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A 씨는 두 차례, B 씨는 네 차례 '판매왕'으로까지 선정됐다.

변 후보자도 2015년 3월 6일 서울시 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특히 마케팅 쪽에서 엄청난 역할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비정규직 직원들의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변 후보자는 당시 유동균 시의원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주겠다라는 내용으로 채용공고를 했다면 그렇게 해 줘야 되는 것 아니냐?"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는 여력이 거의 없다. 그래서 정원 외 정수를 늘려서라도 그중에, 모든 사람을 다 채용할 수는 없고"라며 능력은 인정하면서도 사실상 무기계약직 전환은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비정규직 계약을 해지하고 지인을 채용한 변 후보자의 행동에 대해 "국민 혈세를 쌈짓돈처럼 쓴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팩트 DB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비정규직 계약을 해지하고 지인을 채용한 변 후보자의 행동에 대해 "국민 혈세를 쌈짓돈처럼 쓴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팩트 DB


결국 변 후보자는 실무진의 요구와 시의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4·5급 상당의 마케팅 전문가들에게 기존 업무를 이어가는 무기계약직 전환이 아닌 비서나 홍보지원 등의 사무지원원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사무지원원의 최고 직급은 9급(갑)에 해당해 마케팅 전문가들의 처우나 직군의 성격으로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통보였다.

이에 사실상 사퇴를 종용한 것과 같다고 판단한 7명의 비정규직 중 2명은 제안을 거부하고 소송에 돌입했다. 대법원은 2017년 2월 비정규직들의 손을 들어줬다.


비슷한 시기 SH는 2015년 6월 비정규직들의 사무지원원으로의 전환 및 계약 해지를 진행하면서 새롭게 전문가 채용 공고를 올렸다. 당시 채용공고를 통해 변 후보자의 제자인 C씨가 채용됐다.

C씨는 변 후보자의 세종대학교 제자로 상당수의 보고서 등을 공저했으며, 김수현 사단으로 일컫는 공간환경학회에도 여러 편의 학술지를 제출한 인사다.

이에 대해 김은혜 의원은 "비정규직 계약을 해지하고 지인을 채용한 변 후보자의 행동은 국민 혈세를 쌈짓돈처럼 쓴 것"이라며 "정규직과 일은 동등하게 하면서도 처우는 부당한 비정규직 문제는 공기업·부처의 수장으로서 자질과 도덕성에 직결되는 문제다. 해당 비정규직 청년들은 뛰어난 성과에도 채용공고 때와 다른 고용 불안으로 내내 고통을 겪었는데, 약자인 비정규직 청년들에 대해 변 후보자가 공정과 정의를 져버린 사례를 유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2016년 6월 30일 개최된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 회의에선 구의역 김군 사고와 관련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규정하고 "걔(구의역 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잖아요.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드는 것이다"고 말해 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총체적인 시스템 부실이 초래한 인재 참사를 두고 변 후보자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사망한 것으로 치부하는 등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변 후보자는 2012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힌다. 그런데 그의 SH사장 시절 행보와 구의역 김군 관련 시각은 문재인 정부가 표방했던 국정철학과 궤를 달리할 뿐 아니라 국민의 정서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sense8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