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인 "전무후무하게 극악무도한 범죄" 토로
"친딸에게 동생 만들어 주고 싶다" 이유로 입양
입양 후 한달 뒤부터 학대 시작
병원에 이송된 당시 온 몸에 멍…결국 숨져
생후 16개월 입양아 학대 치사 혐의를 받는 계모 A 씨가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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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생후 16개월된 입양아를 온 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답변 조건인 '한달 이내 20만건 동의'를 넘어섰다.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16개월 입양아 학대살인사건 가해자 부부의 신상공개, 살인죄 혐의 적용으로 아동학대의 강한 처벌 선례를 만들어달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17일 오후 기준 21만1700건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글은 게재 기준 한달 이내로 20만건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청와대가 답변을 해야 한다.
해당 청원글에서 청원인은 "이 부부는 흉악범들보다 더하면 더 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라며 "상대는 부모의 보살핌이 가장 절실한 고작 7-16개월 영유아였다는 점, 10개월의 장기간에 걸쳐 24시간 자행된 잔인한 학대 수법, 작은 아기의 몸에 성한 곳이 없는 잔혹한 살해방법, 살해 후 죄책감 없이 태연하게 행동, 끝까지 반성 없이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전무후무하게 극악무도하다"고 토로했다.
또 청원인은 양부모의 신상 공개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온 국민의 알 권리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경각심을 위해서라도 저 부부의 신상은 공개되어야 한다"며 "신상이 공개되었을 때의 실익이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게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은 17일 청와대 답변 요건 기준인 동의 20만건을 넘어섰다.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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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들 부부가 입양한 영아는 지난 10월13일 서울 양천구 한 병원으로 실려 온 뒤 사망했다. 당시 아이는 온몸에 멍이 든 상태였으며, 복부와 뇌에 큰 상처가 있었다.
A 씨는 이에 대해 "아이가 소파에서 매트 깔린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본 병원 관계자들이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아이의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이었다.
경찰 수사 결과 A 씨는 지난 2월 자신의 친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이유로 아이를 입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입양 한 달 뒤부터 A 씨는 아이를 장기간 집에 혼자 두거나, 가족 외식을 하러 갈 때 지하주차장에 방치하는 등 학대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이웃 주민들로부터 아동 학대 신고가 지난 5월 총 3차례 있었지만, 당시 경찰과 아동 보호 기관 등은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해 A 씨 부부에게 아이를 돌려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가 위독한 상황이었던 지난 10월13일 오전, 아이를 집에 두고 외출한 A 씨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 사진=채널A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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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에는 '채널A'는 해당 입양아가 사망한 지난 10월13일 당일, A 씨가 아이를 집에 남겨둔 상태로 집 근처 시장에 다녀간 정황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입수, 공개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공개된 A 씨는 입양아가 위독한 상황임에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평온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이동할 때 119 구급차가 아닌 택시를 불러 이동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한편 지난 8일 서울남부지검은 양어머니 A 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양아버지 B 씨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A 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지난 14일 남부지검에 청원 진정서와 3만여명이 참여한 서명지를 제출하면서 "16개월 입양아 양모를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해달라"고 촉구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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