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입양아 숨지게 한 부부에 살인죄" 靑청원…동의 20만명 돌파

청원인 "학대치사 아닌 살인죄 적용해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생후 16개월된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한 달 이내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답변 조건을 충족했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16개월 입양아 학대살인사건 가해자부부의 신상공개와 살인죄 혐의 적용으로 아동학대의 강한 처벌 선례를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은 이날 밤 9시 기준, 21만1252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이 사건에 대해 부부가 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죗값을 받게 해달라"며 "16개월 아기를 쇳덩이로 수차례 내리찍고 방치하면 죽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상대는 힘없고 말 못하고, 가해자들에게 학대당하면서도 그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힘없는 유아"라며 "이는 사형을 받아도 모자랄 잔혹한 범죄이며 명백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학대치사로 다스린다면 이는 오히려 아동학대를 권장하는 격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청원인은 신상이 공개된 다른 범죄자들에 비해서도 부부의 학대가 가볍지 않다며 부부의 신상공개도 요청했다. 그는 "온 국민의 알권리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경각심을 위해서라도 저 부부의 신상은 공개돼야 한다"며 "신상이 공개됐을 때의 실익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중심으로 따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부부 뿐만 아니라) 아동관련 흉악범죄자들의 신상공개를 의무화하고 아동학대 최소 형량을 사형으로 제정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그는 "지금도 어디에선가 학대를 가하고 있을 학대범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16개월 입양아 학대사건부터 적용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들 부부가 입양한 영아는 지난 10월13일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으로 온 몸에 멍이 든 채로 실려온 뒤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이었다. 지난 5월부터 아이가 학대를 받는다는 이웃의 신고가 3차례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지난 8일 서울남부지검은 양어머니 A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양아버지 B씨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시민단체도 이번 사건에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혐의가 적용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지난 14일 "16개월 입양아 양모를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해달라"며 남부지검에 청원 진정서와 3만여명이 참여한 서명지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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