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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매체 "중국 '핵없는 아세안' 지지 속셈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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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따돌리고 아세안에 다가가려는 상징적인 행동…실효는 없어"

연합뉴스

미중 남중국해 갈등 (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지난 20여년 반대해온 '동남아 비핵지역 협정'(SEANWFZ)에 대해 돌연 지지 입장을 밝히자, 속셈은 따로 있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미국을 따돌리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다가가려 알맹이 없는 상징적인 선언을 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군비통제국의 푸충(傅聰) 국장은 전날 미국 과학자연맹(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에서 핵정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한스 크리스텐슨 소장의 질의에 트위터로 한 답변에서 "중국은 동남아 비핵지역 협정의 부속협약(protocol)에 첫번째로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부속협약 서명국들은 협약이 설정한 지역 내에서 핵무기를 개발·제조·획득·보유·통제해서는 안된다. 핵무기를 실험하거나 사용하는 것도 금지된다.

문제는 협약이 설정한 지역의 경계에 대해 아세안 국가들과 중국이 첨예하게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는 얘기다.

동남아시아를 비핵지역으로 유지하겠다는 협정인 'SEANWFZ'는 아세안 소속 10개 회원국 전체가 서명한 것으로 지난 1997년 발효됐다.

SCMP는 중국이 SEANWFZ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등 동남아시아에서 부딪히는 가운데 중국이 이러한 의향을 흘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오퉁(趙通) 중국 칭화대-카네기 세계정책센터 연구원은 SCMP에 중국의 협약 참여는 상징적인 행동일뿐 중국이 동남아국가들과 벌이는 영토분쟁 해결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자오 연구원은 "중국은 해당 조약에 포함된 많은 항목의 모호성을 주의깊게 들여다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한 모호성은 중국의 핵무기 정책을 거의 변화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은 물론,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다른 핵보유국과 거리를 둠으로써 자국을 동남아지역의 책임있는 파트너로 설정하려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핵보유 5대국 사이에는 SEANWFZ와 같은 외부 문제에서 통일된 입장을 견지한다는 무언의 공감대가 존재하는데, 중국이 SEANWFZ에 합류하겠다고 선수를 친 것은 이러한 공감대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과의 경쟁이 고조되면 중국은 이렇게 선수를 쳐 미국을 당황하게 만들고, 미국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부러 협약 서명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고 선전하는 훌륭한 기회로 삼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이같은 중국의 움직임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 교수는 중국이 자국을 아세안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내세우면서 미국도 조약에 사인하라고 촉구하더라도, 중국과 아세안 국가 간 신뢰부족은 극복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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