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시행땐 PC방·미용실
스터디카페 등 다중시설 닫아야
PC방 업주 "가게 문 닫더라도
상황 개선되면 그게 더 낫다"
결혼 앞둔 신혼부부도 불만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 인근. 거리가 한산하다. /이정윤 기자 leejuy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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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16일 오후 3시께 서울 성동구의 한 PC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이면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거나 수업 중간 쉬는 시간이 있는 한양대 재학생들이 게임에 집중할 시간이었다. 하지만 86석 규모의 이 곳에 손님은 단 5명 뿐이었고 PC방 내부는 도서관을 방불케 했다. 손님들은 마스크를 쓴 채 멀찍이 띄워 앉아 게임을 즐겼다. 헤드셋을 착용한 채 다른 이와 소통하는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이 곳 PC방을 운영하는 우모(35)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격상 시 PC방은 문을 닫아야 한다. 지난 8월 19일부터 한 달가량 거리두기 강화로 영업을 중단해 1500만원정도 손해를 본 기억도 있다. 그럼에도 지지부진한 매출이 이어질 바에는 차라리 거리두기 강화로 확진자 수를 확 낮추는 게 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이 PC방 매출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5분의 1수준이다. 우씨는 "말라 죽는 것보다는 당장 매출은 없겠지만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으로 확진자 수를 줄여야 앞으로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관내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1)씨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매출은 크게 줄고 시시각각 코로나19 정보를 확인해야 해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가게 문을 닫더라도 거리두기 강화로 앞으로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면 그게 더 나아 보인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된 17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역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긴 줄을 서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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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대를 기록하면서 현재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해 전문가와 신중히 내부 검토 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당장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업종의 업주들은 불만이다. 시간만 보내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그나마 피해가 적고 확진자 감소로 매출 상승의 기회가 보인다는 것이다.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10인 이상의 모임과 행사가 금지되고 PC방, 영화관, 스터디카페, 미용실, 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은 문을 닫아야 한다. 스터디카페 사장 이모(57)씨도 "코로나19로 매출이 50%정도 급감해서 현재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면서 "확진자가 계속해서 1000명 넘게 나와 거리두기 격상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정부 결정이 빨리 이뤄지지 않아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다"라고 말했다.
결혼식을 앞둔 신혼부부도 불만이 크다. 거리두기 격상 땐 결혼식장도 영업이 중단된다. 내년 1월 9일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신부 최지현(30ㆍ가명)씨는 "결혼식 전까지 확진자를 잡지 못하면 예식을 열지 못하거나 연기해야 한다"면서 "언제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지 걱정하는 것보다 하루 빨리 시행돼 확진자 수도 줄이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결혼식 계획을 세우고 싶다"고 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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