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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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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회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韓 21번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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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사회 위기 극복 요소에 높은 점수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 부여, 유네스코 무형유산 개념과 합치"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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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는 불교 행사인 '연등회(Lantern Lighting Festival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는 16일(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제15차 회의에서 연등회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Representative List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 등재를 확정했다. 연등회는 지난달 17일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로부터 '등재 권고' 판정은 물론 등재신청서의 모범사례(Good Example)로 꼽혀 등재가 확실시됐다.


무형유산위원회의 견해도 다르지 않았다. 시대를 지나며 바뀌어 온 포용성으로 국적, 인종, 종교, 장애의 경계를 넘어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준 점을 높이 샀다. 아울러 사회적 경계를 일시적으로 허물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온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문화재청 측은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면서 역사와 환경에 대응해 재창조되고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을 부여한다는 점이 유네스코의 무형유산 개념과 합치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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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한국은 인류무형문화유산 스물한 건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앞서 등재된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년), 판소리(2003년), 강릉 단오제(2005년),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이상 2009년), 가곡, 대목장, 매사냥(이상 2010년),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이상 2011년), 아리랑(2012년), 김장 문화(2013년), 농악(2014년), 줄다리기(2015년), 제주 해녀 문화(2016년), 씨름(2018년)이다.


계보를 잇게 된 연등회는 석가모니가 태어난 음력 4월 8일을 기념하기 위해 거행하는 불교 행사다. 개인과 공동체, 사회 전체를 진리의 빛으로 밝힌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삼국사기에 신라 경문왕 6년(866) '황룡사에 가서 연등을 보았다'는 기록 등이 있어 고대부터 전통이 이어져 왔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고려 시대에는 국가의례로 자리매김했다. 고려 태조의 유훈으로 정월 대보름마다 열렸다. 현종 원년(1010년)에 2월 보름으로 날짜를 바꿔 고려 왕조 마지막까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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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됐다. 연등회 보존위원회에서 전통등 제작 강습회 등 전승교육을 실시하고, 지역봉축위원회와 연계해 행사를 열고 있다. 연등회는 연등 법회와 행렬, 회향(廻向)으로 구성된다. 종교 행사로 시작됐으나 지금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봄철 축제로 발전했다. 대나무, 한지 등으로 연등을 만들어 사찰과 거리를 장식하고 행렬을 한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연등회 등재가 확정되자 의장 및 위원국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유네스코 유산 등재가 국가 간 이해 증진과 화합의 계기가 되어야 하나, 최근 그렇지 못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연등회의 화합과 상호이해의 정신이 여러 국가에 공유돼 국가 간 갈등 해결에 영감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이자 살아있는 연등회의 중요성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등회에는 전 지구적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공동체 정신이라는 교훈이 담겨 있다"며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후대에 잘 전승되도록 연등회의 보존과 전승에 더욱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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