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의 신체 구조에 맞춰 싱크대의 높이를 조정하기 전(왼쪽)과 완료 후(오른쪽). 성북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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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의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 사업이 주거복지문화운동본부가 추최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하는 ‘2020 주거복지문화대상’에서 기관부문 종합대상을 수상했다.
16일 성북구에 따르면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 서비스는 생활의 불편을 겪는 고령자 주택의 내부를 맞춤형으로 개조해 주거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주택개조 작업 및 주거환경 조성 사업을 청년 인재에게 맡겨 수행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2019년 성북구가 전국 최초로 시도해 2년간 주거취약 어르신 255가구 대상으로 1030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낙상예방을 위한 주택개조와 생활밀착형 간편 집수리, 주택에너지 효율개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서비스 등이 제공됐다.
성북구는 장애인가구와 복지시설 등을 중심으로 지원해온 무장애 기반 개조서비스 대상을 노인가구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개조작업을 벌였다.
성북구는 연세대 주거환경학과 및 해당분야 전문가 집단과 협업해 기초이론교육 140시간, 현장실습교육 160시간 총 300시간의 특화한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지원대상자 상담과 조사를 위한 선정도구 등 일련의 실태조사 및 계획수립, 시공까지 표준화된 프로세스도 구축했다.
이론교육분야를 총괄한 이연숙 연세대 주거환경학과 명예특임교수는 “고령자가 사고 없이 건강하고 수월하게 자립생활을 할 수 도록 주거환경을 지원하면 안전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약 1조3000억 원의 의료비 지출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대처했던 선진국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북구는 또 서울시 거주 만 39세 이하 청년 26명을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 청년사업단으로 선정, 특화된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한 뒤 실제 사업에 투입했다.
청년사업단은 지난 2년간 지원대상자와 소통하며 장애유형, 주거유형, 이동방법, 주거생활 행위 및 공간 적합성 등을 조사하고, 수요자 맞춤형 시공계획을 짰다. 20개 동 주민센터가 추천한 주거취약 어르신 255가구를 수시로 방문해 1033건의 요구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시공을 진행했다.
청년사업단 매니저 김진구 씨는 “여러 어르신을 만나면서 우리가 살면서 납부하는 세금이 어렵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적절하게 사용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사업을 통해 경험했던 많은 사례들이 단순한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보다 나은 모두의 노년을 위한 밑바탕이 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성북구 자원봉사센터와 성북금우봉사단, 고집(고려대 해비타트) 등 9개의 민간봉사단체와 회원 176명은 청년사업단과 연계해 도배, 장판교체, 싱크대교체 등 집수리 봉사활동을 통해 참여했다.
교통사고로 척추와 골반, 다리를 다쳐 허리를 펼 수 없는 임모씨(83)의 가정에는 싱크대의 높이를 낮추고, 안방과 거실, 욕실 동선을 따라 안전손잡이를 부착했다. 욕실의 거울과 휴지걸이, 수건걸이도 신체조건에 맞춰 재설치했다. 단열에 취약했던 현관문도 사용하기 편리한 방화문으로 교체하고, 미끄럼방지 필름 설치, 문턱제거, 원격동작 전등설치, 계단 안전난간 설치 등 고령자 관점에 맞춘 시공을 진행했다.
하체가 마비돼 기어서 이동하는 60대 아들과 함께 거주하는 조모씨(93)의 집 내부에는 모든 문턱을 제거, 아들이 이동하면서 반복적으로 무릎을 다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백모씨(81)의 집은 대문에서 현관문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단차를 줄이고, 손잡이를 설치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현재 진행 중인 인구변화가 가져올 미래의 지역사회 변화와 위기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절실함과 고령자의 삶의 질 문제는 보편적 복지정책의 핵심의제이며, 그 출발은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한 주거환경에서 품위 있는 삶을 영위하는데 있다는 철학으로 혁신적 도전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지원과 돌봄서비스의 연계, 가정과 지역사회의 연계를 강화해 지역 사회 중심의 돌봄 환경을 조성하는 성북구의 시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주거복지문화에 단초를 제공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고령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 시행 전 후. 성북구 제공 |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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