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법무부-검찰 갈등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초선의원 릴레이 피켓 시위현장을 찾아 초선의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0.11.29/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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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문재인 대통령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중립적인 기관이라며 적극 설명에 나서자 유승민 전 의원이 "대통령은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지에 들어섰다"며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소속 대권 주자인 유 전 의원은 연일 문 대통령을 향해 거센 표현을 쓰며 날을 세우고 있다. 공수처뿐만 아니라 정부의 코로나 사태 대응과 부동산 정책 등을 겨냥해 '정신승리' '중증의 환각상태' '니가 가라 공공임대'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
여권에서 반발하는 등 논란에도 불구하고 거친 발언을 멈추지 않는 이유를 놓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보수층의 지지를 노린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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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文 대통령에게 "유체이탈 수준 넘어 자신이 무슨 말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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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라면서 법을 시행해보기도 전에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버리고 대통령 마음대로 하도록 만들었나"라며 "과거 어느 야당 정치인이 대통령 마음대로 주무르는 공수처를 주장했다는 말인가. 지난 정부에 그런 공수처가 있었다면 검찰은 국정농단 수사를 시작조차 못하지 않았을까"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유체이탈 수준을 넘어섰다"며 "대통령은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지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출범하면 정권이 연루된 사건은 모두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정권의 아킬레스건은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공수처가 빼앗아 와서 증거를 은폐하고 면죄부를 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권연장을 해서 자신들의 불법을 계속 덮으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이 결사적으로 정권교체를 해야 할 이유가 한가지 더 늘었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서 저런 공수처를 만든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해야 한다"며 "'공수'래 '공수'거. 공수처로 왔다가 공수처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공수처는 괴물같은 조직이 아니다"며 일각의 비판에 적극 해명하고 중립성을 강조했다. 과거 야당도 공수처를 주장한 점 등을 들면서 독재와 연결짓는 공격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라며 "2012년 대선에서도 공수처를 공약했다. 그 때라도 공수처가 설치됐더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없었을 지 모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법무부-검찰 갈등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초선의원 릴레이 피켓 시위현장을 찾아 나란히 서 있다. 2020.11.29/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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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맹공격, "누가 저 원고 써주는지" "니가 가라 공공임대" 등 사안마다 강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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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전날에는 문 대통령이 거시경제의 좋은 흐름을 강조하자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정신승리'라는 글을 올려 "경제에 대한 대통령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누가 저 원고를 써주는지 궁금하고 심히 걱정된다"고 밝혔다.
12일에는 공공임대주택을 주거 사다리로 내세운 문 대통령을 비판하며 퇴임 후 머물 사저의 경호동 짓는데 투입되는 세금까지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정권 사람들 중에 공공임대에 살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못 봤다. 자기들은 살기 싫으면서 국민들은 공공임대에 살라고 한다"며 "그래서 이런 말들이 나오는 거다. '평생 공공임대나 살라고? 니가 가라 공공임대'"라고 밝혔고 여권에서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취지를 왜곡했다는 반박이 나왔다.
유 전 의원은 7일에는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 등과 관련해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라고 하자 "지금 지킬앤하이드 뮤지컬을 보고 있는 건가"라며 "유체이탈도 이 정도면 심각한 중증의 환각 상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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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사무실 열고 독해진 입, 존재감 부각 + 집토끼 다지기 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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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이처럼 계속되는 유 전 의원의 강한 발언의 배경에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이제는 굳이 참거나 표현을 억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본다. 유승민계 한 인사는 "실제 유 대표가 현 정권에 화가 많이 나 있다. 불법과 무능 문제를 심각하게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본인이 느끼는 바를 그대로 글로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3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제10주기 추모식에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2020.11.2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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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자연스레 존재감도 부각 되는 효과가 있다. 유 전 의원은 한 달 전 서울 여의도에 2022년 대선을 준비하는 '희망22'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갔지만 코로나 사태 등으로 활발한 대외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도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거센 단어를 사용한 선명한 대여비판은 유권자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당내 경쟁자인 원희룡 제주지사와도 차별화된다. 원 지사 역시 페이스북 등으로 거의 매일같이 대여투쟁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표현 수위는 낮은 편이다.
집토끼(보수 지지층)를 다지려는 노력도 읽힌다. TK(대구·경북) 지역 한 의원실 관계자는 "전통적 보수 지지층에 유 전 의원은 여전히 '배신자' 이미지가 남아 있다"며 "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할수록 이 같은 낙인이 희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강한 표현이 지나치게 부각 되는 것은 부담이다. 정권을 향한 대중의 분노와 별개로 유력 정치인이 국가 원수를 향해 사용하는 단어의 적절성 문제는 역풍을 맞을 우려가 상존한다.
한 야권 관계자는 "중도성향의 유권자들 중에는 거친 표현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며 "자칫 센 단어 탓에 유 전 의원이 주장하는 대안 등 콘텐츠가 묻히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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