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승장 주역은 동학개미…장기 투자 여건 구성돼야"
MSCI 등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안정적인 外人 수급 확보 가능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코스피 최고치 경신, 현재와 미래를 논하다' 토론회에서 박영성 자본시장연구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출처=금융투자협회 토론회 생중계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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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코스피가 27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었던 주역은 개인투자자라는 분석이 나왔다. 향후 국내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 동력을 확보하려면 해외 주요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이 같은 주제로 '코스피 최고치 경신, 현재와 미래를 논하다'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선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김정범 미래에셋대우 본부장, 이승우 한화자산운용 본부장 등이 참여해 올해 국내 증시를 점검하고 향후 성장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상승장 주역은 '동학개미'
올해 증시 종합 평가에 대한 발표를 맡은 김 센터장은 코스피가 10년 간의 정체를 벗어나 2700선을 돌파할 수 있는 주역이 개인투자자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방역, 삼성전자 등의 호실적도 있지만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코스피 상승률을 세계 주요 25개국 중 4위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개인이 사면 상투'라는 속설이 있는데 올해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에도 개인이 주가를 끌어올린 이례적인 해"라며 "그간 주식투자 열풍은 고점 부근에서 나타났지만 올해는 바닥에서 주식 비중을 늘렸던 유일한 사례이며 오래 기다리면 벌 수 있다는 집단적 성공의 경험을 선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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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의 실질 자금 유입 규모를 약 84조원으로 추정했다. 그는 "주식형 펀드 열풍이었던 2005년부터 약 4년간 증시로 유입된 자금이 96조원"이라며 "과거 주식형 펀드 시장에 유입됐던 자금이 올해는 직접 투자로 들어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성장 여력도 있다고 봤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3.7배로 사상 최고치가 예상되지만 미국(39.9배), 일본(25.2배), 중국(15.1배) 등 글로벌 증시보다는 오히려 저평가"라며 "금리 하락을 감안해도 국내 주식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낮지 않지만 글로벌 증시가 상승에 따라 국내 증시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우리나라도 조정을 피할 수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선진국 지수 편입, 추가 상승 원동력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우리나라 증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해외 주요 선진국 지수에 편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외국인 매수 기반을 확보해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실장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외국인 매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며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역외 원화 거래 시장 개설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흥국 지수에서 빠질 경우 순유출 규모는 약 140조원이지만 선진국 지수 편입되면 200조원 가량이 순유입돼 60조원 가량의 안정적인 외국인 순매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MSCI 측은 24시간 환전이 가능한 역외 원화거래 시장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우리나라 증시를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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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연기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의 투자 비중을 확대 필요성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 실장은 "글로벌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위험자산 확대로 기대수익률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관련 투자 및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연기금 벤치마크 개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계재산을 증식할 수 있는 비대면 혁신 자산관리 서비스,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 강화, 시장거래 인프라 혁신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서 과실을 얻어가기 위해서는 장기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자본시장 구성원들이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분산투자를 위한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특히 향후 장기투자를 위한 방향으로서 ESG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경영진이 환경과 사회책임과 같은 장기적인 청사진을 갖고 기업을 운영한다면 투자자들도 신뢰하며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에서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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