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US여자오픈 첫날 1라운드서 환하게 웃는 박인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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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기사를 읽다 보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 대한 기사가 특히 많은 것 같아요. 어떤 의미의 대회일까요, 또 우리나라 선수들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Q. US여자오픈이 뭔가요?
미국에서 열리는 여자 프로 골프 대회입니다. '오픈' 대회로 프로골퍼와 아마추어골퍼가 함께 출전합니다. 현재는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창설은 1946년입니다. 처음에는 여자프로골프선수협회(WPGA)에서 3년 동안 대회를 운영했고, 다음 4년 동안 LPGA가 운영하다가 1953년부터 USGA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대회는 메이저 대회라 불립니다. LPGA투어에는 5가지 메이저 대회가 있습니다. '퍼스트 메이저'라 불리는 ANA인스퍼레이션, 위민스PGA챔피언십, 에비앙챔피언십, 위민스브리티시오픈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초대 챔피언은 패티 버그(미국)입니다. 최다승은 4승으로 벳시 라울스와 미키 라이트(이상 미국)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라울스는 1951년, 1953년, 1957년, 1960년 우승했고, 라이트는 1958년, 1959년, 1961년, 1964년 우승했습니다.
Q. US여자오픈이 열리면 한국 선수들에 대한 기사가 많습니다. 왜 그런가요?
가장 큰 이유는 박세리 감독(43) 때문입니다. 그는 국내 정세가 어지럽던 1998년 US여자오픈에 출전합니다. 최종 4라운드 결과 6오버파 290타를 때린 그는 제니 추아시리폰(태국·아마추어)과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칩니다.
다음 날 연장 승부가 펼쳐지죠. 당시 US여자오픈은 18홀 동안 연장전을 펼쳤습니다. 시작은 추아시리폰이 좋았습니다. 5번홀(파4)까지 3타를 줄였고, 박세리는 한 타를 잃었죠. 무려 4타 차이.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박세리가 힘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18번홀(파4) 역사적인 '맨발 투혼'이 나옵니다. 박세리가 티박스에서 날린 공이 해저드 쪽으로 굴러가더니 내리막 급경사에 멈춥니다. 박세리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신발과 양말을 벗더니 물속으로 들어갔죠. 하얀 발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완벽하게 공을 맞힙니다. 최근 박세리는 "그때가 가장 잘 맞은 샷"이라고 회상하기도 했죠. 이를 본 추아시리폰은 흔들렸고, 박세리는 서든 데스 두 번째 홀인 11번홀(파4)에서 5.5m 버디 퍼트를 떨구며 우승했습니다.
당시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한파에 얼어가고 있었습니다. 박세리의 '맨발 투혼'은 국민의 마음을 녹였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줬습니다.
이후 2005년 김주연(39), 2008·2013년 박인비(32), 2009년 지은희(34), 2011년 유소연(30), 2013년 최나연(33), 2015년 전인지(26), 2017년 박성현(27), 2019년 이정은6(24)가 우승 명맥을 이었습니다. 만약 올해 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우승하면 11번째 트로피를 보유한 국가로 기록됩니다.
마스크를 쓰고 라운드 중인 김아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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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는 왜 12월에 열리게 됐나요?
맞습니다. 많이 달라졌지요. 원래 US여자오픈은 6월 개최로 스케줄이 잡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12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골프대회들은 취소 및 연기를 겪었습니다. 대회를 개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죠.
그래서 6개월 밀린 12월에 개최됐습니다. 겨울에 열리는 첫 LPGA투어 대회로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첫 번째는 추운 날씨입니다. 날씨 변화에 예민한 선수들에게는 마이너스 요소가 됐지요. 두 번째는 일몰이 빠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현재 열리고 있는 제75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59억7850만원)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챔피언스 골프 클럽 잭래빗 코스(파71·6558야드)와 사이프러스 크리크 코스(파71·6731야드)에서 열리게 됐습니다. 1·2라운드는 두 코스에서 플레이하고, 3·4라운드는 사이프러스 크리크 코스에서 열립니다. 대회 역사상 두 코스 사용은 처음이라네요.
올해 대회에는 출전 선수 156명(아마추어 24명) 중 한국 선수 27명이 출전했습니다. 1라운드 결과 김아림 선수(25)가 3언더파 68타로 공동 2위에 올라있습니다. 선두(에이미 올슨)와 한 타 차입니다. 생애 첫 출전에 우승을 향한 항해를 시작했네요. 만약 김아림 선수가 우승한다면 역대 다섯 번째 첫 출전 우승자로 기록됩니다. 우리 한국 낭자들 응원해 주실거죠? 11번째 트로피를 기대해 봅니다.
이동훈 기자 ldhliv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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