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경제전문가지만 ‘한민족 DNA를 찾아서’를 펴낸 고대사 연구가이기도 하다. 한 번의 변신도 놀랄 만한데, 이번엔 노포의 맛을 전하는 맛집 미식가로 등장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서울의 식당들은 저자가 오래도록 즐겨 다니고, 많은 사람들에 의해 검증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노포여서 불편한 장소에 위치하기도 하고 환경도 낡고 허름하다. 하지만 혀를 녹여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맛’은 그 어떤 불편을 깡그리 잊게 할 만큼 오랫동안 남아있다.
무엇보다 저자가 소개하는 메뉴는 냉면, 김치찌개, 설렁탕, 짜장면 등 대부분 1만원을 넘지 않는 단품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저자는 “돈의 많고 적음이 행복을 좌우하지 않듯, 가격의 높고 낮음이 음식의 맛을 결정하지 않는다”며 “단품 메뉴로 한 끼를 즐기는 것은 분명 생활의 작은 기쁨”이라고 말한다.
총 28종의 메뉴, 165곳의 식당으로 구성된 책은 전화, 주소와 찾아가기, 주요 메뉴와 가격, 개업연도 등을 현재 기준으로 소개한다. 찾아가는 방법 역시 지하철역만 기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출구에서 몇 분 거리, 몇 미터인지까지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저자의 맛깔난 한 줄 평과 독자들이 직접 맛보고 평가해볼 수 있도록 5개 밥그릇(평가점수)을 함께 수록했다.
식당 주인장과의 소소한 에피소드나 음식에 얽힌 추억담, 저자가 발품을 팔아 손수 촬영한 가게 사진과 메뉴 사진은 알찬 덤이다.
우리 동네나 회사 근처에도 구수한 전통 맛집이 있을까 궁금해한다면, 가장 먼저 이 책을 집어 들게 될지 모르겠다.
◇한 끼 식사의 행복=김석동 지음. 김영사 펴냄. 296쪽/1만6000원.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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