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의 한 병원 백신센터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 하루 만에 이상 알레르기 반응이 보고된 가운데, 해당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절차에 돌입한 미국의 결정이 주목된다. 백신의 알레르기 반응이 흔치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백신의 부작용은 일반적 현상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번 부작용이 화이자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9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오퍼레이션 워프 스피드(Operation Warp Speed)를 이끄는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10일 열리는 식품의약국(FDA) 전문가 자문 기구 회의에서는 영국에서 발생한 부작용 사례가 검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FDA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화이자는 4만4000명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지원자 중 아나필락시스(과민성 유사반응) 유경험자 등 알레르기 이력자를 제외했다. CNN 등은 알레르기 이력을 가진 사람의 부작용 우려 때문에 이들을 배제했다고 전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CNN과 인터뷰에서 "FDA는 영국 보건당국과 협조해 코로나19 백신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데이터를 검토할 것"이라며 "FDA는 원칙을 무시한 채 대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세계 처음으로 지난 2일 승인하고 8일부터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접종 하루 만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례 2건이 발생했다. BBC 등에 따르면 이들은 피부 발진, 혈압 하락 등을 유발하는 아나필락시스를 겪었다.
이에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등은 과거 약품이나 음식, 백신 등과 관련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이들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말아야 한다는 지침을 내놨다.
그러나 NHS 의료 책임자인 스티븐 포이스 교수는 성명에서 "(알레르기 반응은) 새로운 백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방지환 서울대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세상에 부작용 없는 약은 없다"고 했다. 반면 앤서니 파우치 미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의 알레르기 반응이 우려되지만 드물고 희귀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10일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신청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안건을 심의한다. VRBPAC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도록 권고할지 표결하고, FDA는 이 표결에 따른 권고 내용을 바탕으로 일반 대중에 백신을 배포할지 결정한다.
CNBC는 미국 정부의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이르면 10~11일에 내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