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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야권 대선주자들 ‘탄핵 사과’ 왜…갈라진 보수 재건과 반문연대 ‘구심점 잡기’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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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사과·용서 구한다”

유승민 “탄핵의 강 건너자”

[경향신문]



경향신문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9일 ‘탄핵 사과’를 일제히 주장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 예고를 놓고 내홍이 커지자 이를 막겠다는 의도다.

차기 대선에서 ‘반문재인’ 결집을 유도해야 하는 대선 주자들 입장에선 ‘탄핵’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탄핵’에 대한 입장차가 계파·지역 갈등을 부추겨 당내는 물론 보수 정치세력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핵 사과’ 대열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던 ‘복당파’ 대선 주자들이 선두에 섰다.

원희룡 제주지사(왼쪽 사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탄핵 이후 4년 동안 우리당은 진정성 있는 사과도, 몸을 던져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며 “사과드리고 용서를 구한다. 다시는 권력이 권한을 남용하고 헌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탄핵의 해석을 놓고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오른쪽)도 온도차는 있지만 탄핵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오 전 시장은 SNS에 “우리는 탄핵에 책임이 있는 정당이다. 사죄와 반성이 늦었다”며 “민주공화국에서 국민에 의해 판단받은 잘못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적었다.

유 전 의원도 SNS에 “탄핵의 강을 건너 정권교체로 나아가자”며 “다시 탄핵을 두고 분열을 조장한다면, 이는 문재인 정권의 집권 연장을 돕게 될 뿐”이라고 밝혔다.

대선 주자들이 보수의 뇌관인 ‘탄핵’ 대응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은 이 문제가 보수 재건을 막는 핵심 요소라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탄핵을 기점으로 보수는 갈라졌고 갈등의 골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잠시 봉합했던 내분 양상이 김 위원장의 사과 예고로 다시 도지는 것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반문 연대도 구심 없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윤석열 검찰총장 등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론이 제기되는 마당에 제1야당 대선 주자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당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탄핵 문제를 깔끔하게 매듭짓지 않고선 다음 스텝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탄핵에 대한 사과를 ‘이적행위’ ‘2중대가 되는 길’이라며 반대했다. 이는 복당을 반대하고 있는 김 위원장에 대한 반감이자, 탄핵 정국에서도 당을 지켰다는 정통성을 강조하며 지지층에 호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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