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엄마 구속 기소

[경향신문]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3차례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서울 양천경찰서를 지난달 항의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검찰이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 장모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장씨의 학대를 방치한 남편도 아동유기·학대 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우)는 9일 장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A양을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등 부위에 충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소장과 대장 등 장기 손상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사망 당일 A양이 찍힌 동영상과 ‘쿵’ 소리가 들렸다는 주민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장씨가 A양을 폭행해 숨지게 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깊은 고민 없이 친딸과 터울이 적은 여아를 섣불리 입양했으나, 양육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 피해자를 학대하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장씨의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남편도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A양은 지난 10월13일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병원에 실려갈 때부터 복부와 뇌에 큰 상처가 있었고, 병원 관계자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양은 올해 초 이들 부부에게 입양된 후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A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서울경찰청은 학대 신고를 받고도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경찰관들을 징계 조치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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