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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달래고 美에 러브콜…'포스트 브렉시트' 대비하는 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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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됐던 내부시장법 양보…긍정모멘텀에도 노딜 가능성 여전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25% 관세도 철폐

아시아경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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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권재희 기자] 영국이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후 전환 기간 협상 과정에서 강하게 밀어붙이던 내부시장법안을 사실상 무력화한 데 이어 미국에 부과한 징벌적 관세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달 말 전환 기간 종료를 앞두고 결과를 좀처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자 '포스트 브렉시트'에 노 딜(No Deal)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담아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과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에서의 통관 및 검역 절차 등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기존 EU 탈퇴 협정에서 가장 쟁점이 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 간 교역에 관한 세부 사항을 중심으로 내용이 담겼다. 영국은 지난 9월 내부시장법안을 발의해 북아일랜드가 EU의 규제를 따르기로 한 EU 탈퇴 협정 내용을 무력화할 방침이었으나, 이번엔 법안의 핵심 조항을 삭제해 구체적으로 어떤 수출 신고가 필요한지와 의약품 및 식료품 공급 관련 규칙, 동식물 검역 절차를 어떻게 진행할지를 합의한 것이다.


이번 합의는 현재 논의가 진행되는 양측 간 미래 관계 협상과는 별개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주목받는 것은 미래 관계 협상이 노 딜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하나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법안은 영국 정부가 그동안 강하게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EU의 협상 태도에도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희망이 나온다.


전환 기간 협상의 관심은 9일 예정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대면 회담이다. 양측은 지난 7일 전화 통화를 했지만 협상이 여전히 지지부진하자 존슨 총리가 벨기에 브뤼셀로 향한다. EU 정상회의가 10~11일에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날 대화가 긍정적으로 이뤄지면 오는 11일 양측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영국 정부 측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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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교착 상태를 만든 주요 쟁점에 대한 극적인 합의는 이뤄지기가 쉽지 않아 완전한 합의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노 딜 가능성도 남아 있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양측의 합의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EU 관계자를 인용해 "최종 합의는 존슨 총리가 정치적 결단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전환 기간 이후를 대비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리즈 트러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깊이 있는 무역 관계 체결을 원한다"면서 EU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항공기 보조금 지급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EU는 미국 정부의 보잉 불법 보조금에 대한 보복 조치로 4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물렸다.


영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전환 기간이 끝난 후 미국과 양자 무역협상을 벌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영국의 러브콜에도 영ㆍ미 간 무역협정이 단기간 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무역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근로자, 교육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 전에는 누구와도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혼돈 상황이 지속되면서 영국 파운드화 환율은 변동 폭이 커진 상태다. 주요 외신은 향후 4주간의 파운드화 예상 변동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타격이 있었던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상태라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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