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심 인종차별 발언에 선수들 경기 거부 퇴장
9일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 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파리 생제르맹과 바샥세히르 경기에서 양측 선수들이 대기심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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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연맹(UEFA)이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 바샥세히르(터키)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불거진 심판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선수들이 경기를 거부하며 퇴장했다. UEFA는 심판의 행위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선다.
사상 초유의 '심판 인종차별 발언 행위'는 9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PSG와 바샥세히르의 2020∼2021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6차전 최종전에서 불거졌다.
전반 13분 바샥세히르의 프레드릭 굴브란드센이 거친 반칙을 당하자 벤치에 있던 카메룬 출신의 피에르 웨보 코치가 강하게 판정에 항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심을 맡은 루마니아 출신의 세바스티안 콜테스쿠는 주심에게 무선 마이크로 “저기 검은 사람(black one)이 누구인지 가서 체크하세요. 저기에 있는 검은 사람이요. 저렇게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대기심의 이 발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상황에서 바샥세히르의 벤치까지 들렸고, 웨보 코치는 대기심을 향해 “왜 ‘네그로’(negro)라는 말을 썼냐”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웨보 코치는 퇴장을 당했고,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던 바샥세히르의 공격수 뎀바바는 대기심에게 다가가 “당신은 백인을 말할 때 ‘하얀 사람’이라고 말하는가. 당신은 절대 ‘하얀 사람’이라고 하지 않고 ‘이 사람’이라고 말한다. 왜 흑인을 향해 ‘검은 사람’이라고 말하나”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심판팀은 콜테스쿠 대기심이 흑인을 뜻하는 루마니아어를 썼다고 변명했지만 화가 난 바샥세히르 선수단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PSG의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도 대기심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고, 바샥세히르의 오칸 부룩 감독은 “우린 당신을 받아들일 수 없다. 당신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쏘아붙였다.
결국 10여 분 동안 혼란의 벌어진 뒤 두 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모두 퇴장했고, 경기는 중단됐다. 결국 UEFA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새벽에 같은 장소에서 경기가 멈췄던 시간부터 대기심을 교체하고 다시 치르기로 했다. 바샥세히르 구단은 트위터 계정에 ‘인종 차별에 노(No)를 외치세요’라는 메시지를 내걸었고, PSG 구단도 리트윗했다. PSG 구단도 트위터를 통해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 행위도 PSG의 구성원은 따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바샥세히르 구단주와 친분이 깊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피에르 웨보에게 가해진 인종차별 발언을 강력하게 비난한다. UEFA가 적절한 조처를 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항의했다.
UEFA는 9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늘 PSG와 바샥세히르의 경기에서 발생한 사건을 잘 인식하고 있다. 철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 행위도 축구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라고 발표했다. UEFA는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추가적인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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