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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쏟아지는 연예계 기부 행렬

[직격인터뷰] 엄용수 “김구라, 생활고 코미디언 위한 기부...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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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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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한국방송코미디협회 회장인 엄용수가 “코미디협회 20년 만에 이런 거액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라며 “후배지만 존경한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8일 오후 1시께 코미디협회 사무실을 방문해 코로나19 여파로 생활고를 겪는 동료들을 위해 써달라며 1000만원을 기부했다. 그동안 유명 연예인들이 불우이웃이나 소외된 계층을 위해 기부했다는 소식은 많았지만, 같은 업계에 몸담고 있는 동료들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전한 것은 이례적이다.

엄용수는 이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처음엔 내가 말렸다. 그냥 개인에게 하고 싶은 만큼만 하라고. 그런데 고맙게도 봉투를 건네더라”며 “어제 밤 오늘 방문하겠다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전화가 왔더라. 하지만 조촐하게나마 프랜카드와 감사장을 만들어 전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구라는 최근 유튜브 방송 촬영차 코미디협회 사무실을 방문, 동료 선후배들이 처한 현실에 크게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용수는 “‘유튜브 방송 하러 와서 코미디협회는 무슨 일을 하는 거냐’고 묻더라. 협회에서 하는 일을 얘기해주니까 이렇게 많은 일을 하냐고 놀라더라. 협회는 잘 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못 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있는 거다. 자신은 방송 일을 그래도 하고 있지만, 인기 없고 무대가 없는 사람들은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암담한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공감했다.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건 대단한 거다. 없는 놈들은 없는 놈들끼리만 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엄용수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적지 않은 개그맨들이 생활고에 처해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지금 공연이 없고 무대가 없어 내몰리고 있다”며 “주유소에서 일 하고 쪽방 가고 퀵서비스 나가고 서빙하고 그런 사람들이 있다. 쪽팔려서 말을 못하는 거지 빈익빈 부익부가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문화예술에 상당한 정부 예산이 편성된 걸로 아는데, 뮤지컬 오페라 국악 미술 등엔 수백억 자금이 지원되고 대중예술엔 지원이 없다. 그들은 갑으로 태어나거나 가정환경도 좋고 유학을 다녀온 사람도 많다. 하지만 대중예술 한 사람들은 을의 입장이다. 상위 5%, 10%만 디너쇼를 하고 공연을 하지 90%는 어림도 없다. 더구나 이런 시국에 코미디 프로까지 폐지되니 후배들의 갈 길이 막막하다”고 지적했다.

코미디협회엔 850명의 회원이 있다. 엄용수는 “150명 정도만 있으면 대한민국 예능 프로들을 다 만들 수 있다. 모든 게 스타 편중 스타 위주다. 방송국에선 인기 없는 사람 필요 없다. 다 역할이 있어 뽑아놓고 직업인으로서 배려해줘야 하는데 이용하고 나 몰라라 한다. 그들은 실업자가 되고 있다. 그 사람들을 돌아보는 대책이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용수는 1953년생으로 홍익대 화학공학과를 졸업 후 1981년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한 이후 ‘쇼 비디오자키’ ‘유머1번지’ ‘코미디 세상만사’ 등에 출연 당대 최고의 개그맨으로 인기를 누렸다.

친목단체였던 한국방송코미디협회를 2010년 4월 사단법인으로 출범시킨 그는 사비를 털어가며 협회를 이끌어왔다.

자신의 개인사를 ‘이혼의 아이콘’으로 승화시켜 웃음을 준 그는 내년 1월 말 LA 카운티에서 재미교포 의류 사업가인 여자친구 A씨와 세 번째 결혼식을 올린다.

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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