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유족 "동승자가 자택 찾아와"…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
[헤럴드경제]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음주운전 사건 재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미뤄졌다. |
인천지법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34·여)씨와 동승자 B(47·남)씨의 2차 공판기일을 이달 22일 오후 2시로 연기한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의 2차 공판은 애초 이달 8일 오전 10시 인천지법 320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최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긴급한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은 이달 21일까지 일정을 미루고 판사들은 주 2일씩 재택근무를 하라'고 권고했고 이번 재판도 미뤄졌다.
A씨는 올해 9월 9일 0시 55분께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해 벤츠 승용차를 400m가량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C(54·남)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A씨가 운전한 벤츠 차량은 시속 60㎞인 제한속도를 시속 22㎞ 초과해 중앙선을 침범했고,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4%로 면허취소 수치(0.08%)를 훨씬 넘었다.
B씨는 사고가 나기 전 A씨가 운전석에 탈 수 있게 리모트컨트롤러로 자신의 회사 법인 소유인 벤츠 차량의 문을 열어주는 등 사실상 음주운전을 시킨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B씨가 A씨의 음주운전을 단순히 방조한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부추긴 것으로 판단하고 둘 모두에게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특가법과 운전면허 정지·취소 기준 등을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검찰이 음주운전 차량에 함께 탄 동승자에게 윤창호법을 적용해 기소한 사례는 B씨가 처음이다.
재판이 2주 미뤄진 가운데 피해자 유족 측은 최근 B씨가 합의를 요구하기 위해 자택을 찾아왔다며 이날 오후 인천 중부경찰서에 신변 보호를 요청한 상태다.
B씨는 이달 초 피해자 유족의 자택을 찾아가 현관문을 두드리거나, 유족 지인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합의를 주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 법률 대리인인 안주영 변호사는 "유족은 합의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B씨가 집 근처에 나타나는 일이 반복돼 오늘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5일 열린 첫 재판에서 A씨는 혐의를 인정했지만 B씨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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