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 변호사·현직 검사 등 조만간 기소 가닥…진술 외 직접증거 확보여부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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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주장한 '검사 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접대 대상으로 지목된 검찰 전관 A 변호사와 검사들을 조만간 기소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전 회장 등의 진술을 뒷받침할 물증을 검찰이 얼마나 확보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김 전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으로부터 2019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검사들과 술을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두 사람은 모두 당일 검사들을 접대하는 자리가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구체적인 상황 설명에서는 말이 다소 엇갈린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사장이 검사 1명과 꽤 오랜 시간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부사장은 자신이 술자리에 겨우 20여분가량 동석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술자리의 또 다른 참석자인 금융감독원 출신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검사들이 있는 술자리에는 참석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진술 불일치가 애초 제기된 술접대 의혹 자체의 신빙성을 흔들 수 있는 만큼 객관적 물증 유무에 따라 실체 규명이 좌우될 전망이다.
검찰은 앞서 룸살롱 압수수색 등을 통해 작년 7월 18일 작성된 530여만원 상당의 영수증을 확보했고, 해당 날짜에 A 변호사가 룸살롱 인근 지역에서 통화한 기록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당일 '현직 검사들이 참석한' 술자리가 있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직접 증거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소한 김 전 회장 일행과 검사들이 명함을 주고받은 흔적, 통화기록 등 양측 간 접촉이 있었다는 증거가 확보되지 않으면 기소하더라도 재판에서 검찰이 불리해질 수 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술자리에 늦게까지 남았던 B 검사가 김 전 행정관과 인사하면서 서로 명함을 주고받았고, B 검사가 술자리를 마치고 룸살롱 측에서 제공한 차를 타고 집으로 들어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 진술대로라면 김 전 행정관의 소지품에 B 검사 명함이 있거나 휴대전화에 그의 연락처가 저장됐을 수 있고, B 검사가 당시 이용했다는 룸살롱 차량 내비게이션에도 그와 관련한 행선지 기록이 남아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증거를 검찰이 확보했을지가 관건이다.
접대 의혹을 받는 검사들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이나 휴대전화 메시지 등에도 당시 술자리와 관련된 증거들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검찰은 앞서 접대 대상으로 지목된 검사 3명의 자택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이들의 7월 18일 통화기록은 사건 발생 후 1년이 지나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김봉현은 폭로 초기부터 정확한 날짜를 특정하지 못했고, 현재도 이종필과 상황 설명에 차이를 보이는 만큼 증언의 신빙성이 다소 흔들린다고 볼 수 있다"며 "만약 검사들이 술자리에 있었다는 직접 증거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기소되더라도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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