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11월 자영업 대출 잔액 269조4000억
1월 240조3700억 대비 29조 뛰어올라
작년 동기 증가폭의 두 배 육박하는 수치
코로나 여파 지속으로 당분간 흐름 지속 전망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올해 1~11월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 대출 증가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적 불황과 상권 내 과당경쟁으로 여건이 이미 악화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이 겹치면서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3차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여기에 수반된 영업 제한 등의 조치로 자영업자들의 대출 의존도는 당분간 계속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69조4065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말(240조3789억원) 대비 29조276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16조488억원 늘었다. 올해 증가폭이 지난해의 80.9%(12조9788억원)나 확대된 셈이다.
지난달 말 잔액은 전월(266조7188억원)보다 2조6877억원 불어났다. 앞서 일시적으로 증가폭이 둔화하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급증세가 올해 내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체 예금은행의 대출 흐름도 비슷하다. 한국은행이 지난 2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예금은행의 비법인기업(자영업) 대출 잔액은 387조9000억 원으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8년 4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분기 말에 견주면 9조1000억원 급증했다.
코로나19 3차확산 등으로 대출 의존도 더 커질 듯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실물경기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어 사업 유지를 위해 은행 대출을 찾는 자영업자가 앞으로도 계속 늘 것"이라면서 "'내년 1분기까지', '내년 상반기까지' 등으로 시점을 가늠하는 것도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빚으로도 버티지 못해 문을 닫고 마는 자영업자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자영업을 폐업하고 고용보험을 받은 이는 4277명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의 합계인 3404명보다 많았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최근 4년간 폐업지원금 지원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폐업지원금 신청자는 4526명으로 지난해 연간 신청자(6503명)의 70%를 넘겼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융권과 금융당국 안팎에선 당초 지난 9월까지에서 내년 3월까지로 한 차례 연장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등의 대출ㆍ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또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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