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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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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전두환 동상 철거 안한다"…논란 일단락, 여진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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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충청북도지사 "동상 사법적 과오 적시 존치, 대통령길 명칭 폐쇄"

오월단체.보수단체 일제히 반발 여진 불가피

청주CBS 박현호 기자

노컷뉴스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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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가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동상을 철거하지 않는 대신 사법적 과오를 기록하기로 했다.

반 년 넘게 빚어진 소모적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여전히 찬반 단체가 반발하면서 당분간 여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종 충청북도지사는 3일 비대면 브리핑을 통해 "동상은 철거와 존치의 중간점인 '사법적 과오를 적시해 존치'하기로 하고, 대통령길 명칭은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오월단체들이 철거를 요구하면서 논란이 촉발된 지 반년 만이다.

특히 조례 제정 등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조기을 조기에 매듭짓지 못하면서 급기야 지난 달에는 동상이 쇠톱으로 훼손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철거 주장이나 존치 주장 모두 애국.애향.충정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감사드린다"며 "논란을 조기 매듭짓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하다"고 유감의 뜻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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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충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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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동상 존치 결정의 이유로 동상 철거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하고, 인근 주민들의 존치 요구 등을 꼽았다.

오월단체가 요구한 동상을 눕히거나 기울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저작권과 기술적 문제 등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 지사는 "철거와 존치로 갈려 있는 도민 여론 등 여러가지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며 "비록 동상을 존치한다고 해 5.18민주화운동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북도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역사인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오롯이 기리고, 희생자들의 아픔을 나누는 데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9일 전 씨의 동상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5.18 관련 단체 회원에 대한 선처도 호소했다.

사법적 과오를 적시하거나 동상 위치를 조정하는 등의 세부적인 방법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찬반 단체가 일제히 충북도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서 당분간 여진은 불가피하게 됐다.

'5.18 학살주범 전두환.노태우 청남대 동상 철거 국민운동'은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존치 결정은 본질을 무시한 미봉책이자 진실을 외면한 타협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청남대 안가기 운동 등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보수단체인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길 폐지는 정치적 개입을 인정한 것으로 동의할 수 없다"며 현행 유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 동상은 존치하기로 했지만 논란을 조기에 매듭짓지 못하면서 양극으로 갈라선 찬반 여론을 수습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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