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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충북도, 청남대 전두환 동상 과오 적힌 안내판만 설치 후 그대로 둔다…시민단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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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충북도가 청남대에 세워진 전직 대통령 전두환·노태우씨 동상에 과오를 담은 안내판만 설치하고 그대로 두기로 결정해 5·18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3일 충북도청에서 비대면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5월부터 논란이 된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 문제와 관련해 사법적 과오를 적시해 존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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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통령 별장인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에 설치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동상. 충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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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이어 “청남대 관광자원이면서 충북도의 재산인 두 사람의 동상을 철거하기 위해 법적 근거와 도민 정서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검토했다”며 “동상 철거의 법적 근거로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을 검토했지면 적용 대상이 아니었고, 도의회의 조례 제정도 여론이 찬반으로 대립해 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청남대 전직 대통령 동상은 관광활성화 목적에서 건립된 조형물로 청남대 관광에 생계를 의존하는 지역 주민들의 동상 존치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다”며 “여러 의견을 종합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5·18 학살주범 전두환·노태우 청남대 동상 철거 국민행동의 제안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다만, 청남대에 조성된 대통령이름을 딴 길은 모두 폐지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국민행동은 두 사람의 동상 철거가 어렵다면 죄목을 담은 표지석을 세우고 사죄하는 형태로 변형해 동상을 다시 설치하는 방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지사는 “동상을 눕히거나 앞으로 기울이는 등의 방안은 저작권 문제나 기술적 어려움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대통령길 명칭 폐지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조만간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꾸려 안내문 설치와 대통령길 명칭 폐지, 동상 위치 문제 등을 결정한다. 자문위원회에서는 최근 대법원에서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7년형의 확정 판결을 받은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의 동상에 안내판을 설치하는 것도 논의될 예정이다.

국민행동은 “이 지사가 전두환 독재와 잔재를 비호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학살 반란자는 다른 대통령과 똑같이 둘 수 없다는 입장에서 지난달 24일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런 기준과 원칙도 없이 세워두고 교육자료로 삼겠다는 것은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행동은 “충북도는 학살 반란자의 동상을 즉시 철거해야 한다”며 “충북도가 두 사람의 동상을 철거할 때까지 청남대 거부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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