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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로 윤석열 징계 막은 고기영 …새로 임명된 이용구가 징계 나서나

중앙일보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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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로 윤석열 징계 막은 고기영 …새로 임명된 이용구가 징계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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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지난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고 차관은 이날 오후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김경록 기자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지난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고 차관은 이날 오후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김경록 기자


사의를 표명한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2일 “검찰 구성원 모두가 지혜를 모아 잘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며 퇴임의 변을 밝혔다. 고 차관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제 공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면서 이같이 적었다. 그는 “어렵고 힘든 시기에 제 소임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이라며 “검찰 구성원 모두가 지혜를 모아 잘 극복해 내리라 믿고, 그럴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고 차관이 사표를 냈다는 소식은 전날 오후 서울행정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배제 효력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린 뒤 알려졌다. 윤석열 총장은 감찰위와 행정법원에서 승기를 잡은 데 이어 고 차관 사표로 징계위원회에서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치 국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갖게 됐다.



고기영 “소임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하다”



법무부 차관은 징계위원장을 맡는 장관과 함께 당연직 위원으로 징계위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징계 청구권자인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징계위에 참여할 수 없어, 고 차관이 징계위원장을 맡아 윤 총장의 징계를 주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고 차관 사임으로 법무부는 징계위원장 대행을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윤 총장 측이 심 국장이나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징계위에 참여하면 기피 신청을 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결국 추 장관은 전날 “법무부 차관에 대한 후임 인사를 조속히 실시할 예정”이라며 서둘러 후보 추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징계위 일정도 2일에서 4일로 미뤘다.


고 차관은 사법연수원 23기로 윤석열 검찰총장과는 연수원 동기다. 광주 인성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검사장(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으로 승진한 뒤 대검 강력부장과 춘천지검장, 부산지검장을 지냈다. 이어 지난 1월 울산 시장 선거 개입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등 현 정부를 향한 수사를 지휘한 간부들이 좌천됐을 때 부산지검장에서 동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청와대, 고기영 차관 임명 당시에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 평가



청와대는 지난 4월 동부지검장이었던 고 차관을 임명할 당시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과 함께 안정감 있는 조직관리 능력을 갖춘 검사 출신”이라고 평가했다. 고 차관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검사 출신 변호사는 “주변에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연수원 동기인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의결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차관 내정자 프로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법무부 차관 내정자 프로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청와대는 이날 고 차관의 연수원 동기인 이용구(사법연수원 23기) 전 법무부 법무실장을 후임 차관으로 임명했다. 판사 출신인 이 전 실장은 서울 대원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현재는 법무법인 엘케이비&파트너스 소속 변호사다. 주변에서는 “윤석열 총장 측근인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과는 대학 때부터 막역한 사이로 알고 있다”며 “윤 총장에 대한 징계에 부담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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