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대 라임펀드 판매’ 前 대신증권 센터장, 징역 2년 선고

법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전 센터장 징역 2년 선고

투자자에게 2000억원 상당 라임펀드 허위 판매한 혐의

“자본시장 공정·신뢰성 심각하게 해쳐 죄질 좋지 않아”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투자자들에게 수천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라임)의 펀드 상품을 팔면서 투자와 연관된 중요 사항을 속인 전 증권사 임원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는 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수재·사금융 알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사진=이데일리DB)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친분으로 센터를 통해 여러 라임 펀드를 독점적으로 판매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직접, 또는 센터 직원들을 통해 펀드 투자 수익 중 담보대출 비율, 위험성 등에 관한 여러 거짓 정보를 전달하면서 고객들에게 펀드를 판매했고, 이 때문에 투자자 대부분이 거액의 투자 손실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난해 여름 언론을 통해 라임 펀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해지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손실 규모를 더 키운 측면이 있고, 이 탓에 손실을 본 다수 투자자가 피고인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 “피고인의 범행은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해치는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직무상 이해관계에 있는 고객으로부터 돈을 무이자로 빌려 개인 주식투자에 활용했는데, 이는 금융회사 임직원으로서 직업윤리에 반하는 행위”라며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와 관련해 자금 알선을 한 행위 역시 금융회사 임직원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어 금지되고 있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러한 범행으로 장 전 센터장이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대신증권 반포WM센터를 통해 라임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판단이 오로지 피고인과 직원들이 사용한 표현에서 기인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대신증권에서 투자자 보상 협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장 전 센터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장 전 센터장은 지난 2017년부터 라임이 신규 설정한 펀드를 판매하면서 펀드 가입자들에게 수익률, 손실 가능성 등 중요한 사항을 거짓으로 알리는 등 방법으로 펀드 가입을 권유해 500여명의 투자자에게 총 2000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 기소됐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 2017~2018년 고객 자산관리의 대가로 직무 관계에 있는 고객에게 2억원을 무상으로 빌린 혐의와, 지난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요청을 받고 직무 관계에 있는 고객에게 15억원의 대부를 알선한 뒤 연대 보증한 혐의도 장 전 센터장에게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