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간 문자 826번’ 스토킹한 20대 남성 집행유예

사진=뉴시스

호감이 있는 여성에게 7개월간 문자를 800번 이상 보내며 접근을 시도하는 등 스토킹한 2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영수 판사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6)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 및 치료 명령을 내렸다.

조현병 환자인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826회에 걸쳐 피해자 B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B씨 의사에 반해 다가가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6월 14일 오후 8시 45분 B씨에게 ‘금요일 오후 8시 45분 내 심장은 설레고 있다. 일요일이 다가오면 심장이 쿵쾅쿵쾅 이거 병인가?’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일요일마다 교회에 방문해온게 15번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그 15번이란 횟수 자체는 별 것이 아니지만 그 15번의 본질은 지난 2년 6개월 정도의 시간, 그 시간은 내게 시리면서도 아름다워’라고도 했다.

실제 A씨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그해 11월까지, 또 지난해 3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B씨가 다니는 교회 인근에서 오전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B씨에게 접근해 만나보자고 하거나 지켜보기, 따라다니기, 기다리기 등의 행위를 반복했다.

현행법상 당사자의 동의 없이 지속적·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미행하는 스토킹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은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뿐이다. 법정형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불과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약 7개월 동안 826회에 걸쳐 피해자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장기간 피해자 의사에 반해 접근을 시도했다”며 “피해자는 공포감과 불안감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은 2012년 조현병 진단을 받은 이래 증상이 악화됐고 정상적인 의사소통과 현실 판단이 불가능한 심신장애의 상태에서 범행을 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이 자신의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재범 위험성도 상당하고 적절한 보호와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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