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미뤄왔던 노 딜 브렉시트 대비 비상조치 2일 또는 3일 공개
어업문제 두고서 EU와 영국 여전히 이견차
EU협상팀 영국 머물며 2~3일 추가 협상 진행 예정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유럽연합(EU)이 이번 주 중반까지 영국과 협상에 진척이 없으면 비상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신속하게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협상 타결 없이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것)’ 대응 방안을 제시하라는 EU 회원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미셸 바르니에 유렵연합(EU) 측 수석대표 브렉시트 협상을 위해 영국 런던에 머물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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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주요외신은 EU 고위 외교관을 인용해 영국과 브렉시트 관련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일이나 3일쯤 비상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브렉시트 전환기간이 끝나는 31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며 "EU 내 기업이나 세관과 같은 기관들의 이번 주 중반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세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인지 등에 대해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우리는 이같은 조치를 꺼내들 시점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순간을 수주간 미뤄왔지만 이제 한계가 왔다"고 말했다.
EU 회원국들은 그동안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 EU가 명확히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EU는 자칫 이 같은 긴급조치안이 제시될 경우 영국과의 브렉시트 이후 미래관계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을 우려해 발표를 미뤄왔다. 긴급조치를 영국이 일종의 포괄적인 합의에 대한 '대안'으로 여길지 모른다고 본 것이다.
EU 회원국들은 지난달 27일 브렉시트 관련 회의에서 EU가 신속하게 비상조치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노 딜 브렉시트 시나리오가 실제 발생할 경우 기업이나 각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조치가 없다면 각국이 자체적으로 방안을 각국 정부들이 협의로 자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엄포까지 나왔다.
EU와 영국은 어업 문제나 공정경쟁, 분쟁 해결 절차 등에 견해차가 큰 상황이다. 협상 관계자 등에 따르면 어업 분야 협상에서 이견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어업은 영국 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3%에 불과하지만, 영국 내 정치 상황과 맞물려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의 장점으로 그동안 어업 생산량 확대 등을 제시했다. 영국 정부로서는 브렉시트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획량과 관련된 협상에서 EU의 상당한 양보를 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이번주까지가 협상 최종시한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양측간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합의가 바람직하지만, 영국은 합의 없이도 번영할 수 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할 뜻을 밝혔다.
EU 역시 목소리를 높였다. EU 순회 의장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우리는 이번 회담에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합의에 이를 필요는 없다"면서 "합의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협상은 모두의 이해를 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어업 협상과 관련해 EU가 현재보다 영국이 15~18%가량의 어획량을 확대하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다만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협상은 140종의 어종별로 쿼터 문제를 두고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U와 영국이 각자 중요하게 여기는 어종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와 관련해 EU의 전력 시장의 영국의 접근권과 영국 수역에서 EU 어선들이 물고기를 잡을 권리 등을 두고 협상을 벌일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EU 협상팀은 영국에 머물며 2~3일간 협상을 통해 막판 타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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