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2020.07.07.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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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자진사퇴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날 문 대통령과 오찬 주례회동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문제가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며 "'징계절차와 상관없이 (윤 총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고, 자진사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 총리가 추미애 법무장관의 동반 사퇴 필요성까지 거론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추 장관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또 검찰 내부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과 총리의 주례회동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총리실에서 언론에 확인해주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사실상 총리실 입장을 인정한 것이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11.30. since1999@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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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언급한 '공직자 자세'가 정 총리와 주례회동 이후에 나온 것에 주목한다. 그동안 추 장관과 윤 총장 갈등에 침묵을 지킨 문 대통령은 이날 "위기를 대하는 공직자들의 마음가짐부터 더욱 가다듬어야 할 때다”며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공직자는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소명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이름이나 검찰 등을 거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쓴소리로 읽혔다. 문 대통령이 권력기관 개혁을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굳은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과 탄소중립 2050, 권력기관 개혁, 규제 개혁 등은 위기의 시대 대한민국의 생존을 넘어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려는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추 장관이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징계청구한 윤 총장 관련 사안의 결과가 이틀 후 나올 예정이라 이날 발언의 의미에 이목이 집중됐다.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정지 조치에 집단 반발하고 있는 검찰을 비판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으면서 파장이 확산됐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선 이를 놓고 문 대통령이 윤 총장과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집단의 이익’을 경계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봐서 검찰개혁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그동안 추 장관의 징계청구에 말을 아껴왔는데, 6일 만에 입장을 간접적으로라도 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 한고은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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