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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수사 검사 "법무부 체계 붕괴... 박근혜 靑과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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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공무원들에게 "위법·부당한 지시 항거" 촉구
尹 징계 사유에 대해선 "영혼까지 끌어모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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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들의 집단반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한 27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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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고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부장검사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조치와 관련해 "법무부가 국정농단 당시 청와대처럼 수평적·수직적 권력분립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부장검사는 동료 공무원들에게 "위헌·위법한 지시에는 항거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백신(47·사법연수원 34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장은 이날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국정농단 사건 수사 관련 단상 하나'라는 제목의 7쪽 자리 글을 게시했다. 강 부장검사는 2016년 11월부터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불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고 현재까지 공소유지에 참여하고 있다.

강 부장검사는 국정농단이 일어난 핵심 원인이 청와대 내부 극소수 몇 명이 의사결정을 하고 이를 강제적으로 집행한 데 있다고 봤다. 그는 "청와대의 경우 소위 문고리 권력이라고 불리던 극소수 몇은 최모(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존재를 알면서도 적극 가담했다"면서 "수석비서관이나 행정관 등은 최씨 존재를 인지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일부도 있었으나, 대부분 그 존재를 모른 채 대통령 직무 명령을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의 지시라는 이유만으로 그 위법이나 부당 여부와 무관하게 무조건 이행하는 모습을 다수 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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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시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이 2016년 12월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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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국정농단 당시 청와대 내 '수평적·수직적 권력분립 체계'가 완전히 붕괴됐고, 이 같은 상황이 현재 법무부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게 강 부장검사의 주장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급자나 결재라인을 '패싱;하는 현상마저 청와대의 당시 상황과 닮아있다는 것이다.

강 부장검사는 아울러 동료 공무원들에게 "법률 전문가로서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법무·검찰 공무원들은 엄정하게 위법·부당한 지시에 대해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적용한 징계사유도 "실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강 부장검사는 "무조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전부 모으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을 했다"면서 "범정(현 수사정보담당관실)의 공판지원 문건 관련 혐의도 급하게 추가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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